‘A급 수리 기사’로 꼽히는 이경률 삼성전자서비스 남울산센터 프로(45·사진)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프로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서비스 전국 엔지니어 5600여 명을 대상으로 연 ‘서비스 기술 경진대회’에서 최고상인 금상(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그는 “수리 엔지니어야말로 최전방에서 삼성 이미지를 만드는 브랜딩 담당자라고 생각한다”며 “완벽한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매 순간 노력해온 결과”라고 했다.
이 프로는 23년째 수리 엔지니어의 길을 걷고 있다. 그가 수리 엔지니어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고등학교 때다. 중·고등학교 시절 다른 과목 점수는 별 볼 일 없었지만, 기술은 늘 100점 만점을 받았다. 이 프로는 “기계가 움직이는 원리에 흥미를 느꼈다”며 “적성에 맞게 울산과학대 전자전기공학과를 전공한 뒤 2001년 삼성전자서비스에 입사했다”고 설명했다.
입사 초반 노트북, 프린터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주로 수리했던 그는 2005년 에어컨 수리까지 맡게 됐다. 이 프로는 “2000년대 중반 집집이 에어컨을 들여놓으면서 관련 수리 물량이 급증했다”며 “일손을 도우려고 에어컨 수리를 배웠다가 ‘이것도 고치고 저것도 고칠 줄 아는’ 만능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분야마다 다양한 기능의 신제품이 계속 나오고, 수리를 위한 기술 정보도 매번 바뀌었다. 낯선 신제품이 나올 때면 ‘수리 노트’를 만들어 여러 차례 복습했다. ‘스마트싱스’ 등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더한 제품이 출시된 후엔 네트워크 기술도 익혀야 했다. 이 프로는 “여러 제품을 수리하려면 한 가지를 전담할 때보다 세 배 이상 노력해야 한다”며 “퇴근 뒤에도 온라인 교육을 수강하고 매뉴얼을 연구했다”고 했다.
이 프로는 2020년께 에어컨, TV는 물론이고 냉장고, 세탁기까지 분야별 수리기술 자격을 획득했다. 회사 내에서도 멀티 엔지니어로 유명해졌다. 하루에 최대 15건을 수리한 적도 있다. 많아야 하루 7~8건을 처리하는 보통 엔지니어보다 많은 양을 소화한다.
그는 수리 엔지니어의 경쟁력으로 ‘섬세한 고객 응대’를 꼽았다. 이 프로는 “아무리 제품을 완벽하게 수리해도 고객의 애로사항을 듣고 친절하게 응대하지 않으면 만족을 줄 수 없다”며 “‘어떤 불만이 있는 고객도 웃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초인종을 누른다”고 말했다.
요즘 목표는 다른 엔지니어에게 수리 이론 및 방법, 기술 노하우 등을 전파하는 ‘기술 강사’가 되는 것이다. 그는 “누구나 언제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싶다”며 “서비스 때문에 삼성전자 제품을 찾는 이들이 더 많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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