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표 충격에 재판까지…혼돈의 野 '내홍 격화'

입력 2023-03-03 18:14   수정 2023-03-04 01:36


‘사법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재판 리스크’까지 더해졌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고인 신분으로 3일 첫 재판에 출석한 것이다. 지난달 27일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대규모 반란표로 리더십이 흔들리는 가운데 잦은 재판 출석으로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전주 대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당내 동요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李, “윤석열 말은 조사도 안 하고…”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이 대표는 별도 발언이나 취재진 질문에 대한 답변 없이 법정에 들어갔다. 앞선 세 차례 검찰 출석에서 수사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상대가 검찰이 아니라 법원인 만큼 법정에서 혐의없음을 소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후 재판 출석 전에는 기자들을 만나 “(검찰이) 김만배를 몰랐다는 윤석열 후보의 말은 조사도 없이 각하했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는 내 말에 대해선 수십 명의 소환 조사를 통해 기소했다”며 수사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이 부당함은 법원이 잘 밝혀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21년 12월 방송사 인터뷰에서 “(김 전 처장은) 하위 직원이라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한 발언 등이 허위라고 판단하고 있다. 같은 해 10월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의 용도 변경은) 국토교통부가 요청해서 한 일이며, 안 해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한 발언도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이날 “김 전 처장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핵심 공약인 대장동·위례 개발 사업 등을 담당한 핵심 실무자인 만큼 모를 수 없었다”고 주장한 반면 이 대표 변호인은 “성남시 공무원 중 김씨와 같은 직급인 팀장만 600명”이라며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했다.
‘당무 제약’ 본격화
당 대표 취임 후 첫 재판이 열리면서 이 대표가 정기적으로 당무를 보지 못하는 ‘당무 제약’이 현실화하게 됐다. 이 대표는 오는 17일과 31일에도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검찰은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 의혹으로도 다음주께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연이은 재판 출석으로 정상적인 당무가 어려워지면 의원들의 동요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한 비명계 재선 의원은 “이 상태로는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며 “대표직 사퇴 외에는 답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무차별 공세에 따른 당내 계파 갈등은 심해지고 있다. ‘개딸’들은 이탈표 색출 작업에 나서는 한편 “대장동 건을 최초로 터뜨린 장본인”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의 영구 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응답센터에 올라 온 이 전 대표 제명 청원은 동의 인원이 3일 만에 답변 충족 요건인 5만 명을 넘어섰다.

민주당 지지율은 체포안 부결과 당 내홍 등의 여파로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다음날인 지난달 28일과 3월 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29%, 국민의힘은 2%포인트 상승한 39%로 집계됐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말 이후 처음이다.

이유정/오현아 기자 yjlee@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