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재판 리스크’까지 더해졌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고인 신분으로 3일 첫 재판에 출석한 것이다. 지난달 27일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대규모 반란표로 리더십이 흔들리는 가운데 잦은 재판 출석으로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전주 대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당내 동요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오후 재판 출석 전에는 기자들을 만나 “(검찰이) 김만배를 몰랐다는 윤석열 후보의 말은 조사도 없이 각하했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는 내 말에 대해선 수십 명의 소환 조사를 통해 기소했다”며 수사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이 부당함은 법원이 잘 밝혀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21년 12월 방송사 인터뷰에서 “(김 전 처장은) 하위 직원이라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한 발언 등이 허위라고 판단하고 있다. 같은 해 10월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의 용도 변경은) 국토교통부가 요청해서 한 일이며, 안 해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한 발언도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이날 “김 전 처장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핵심 공약인 대장동·위례 개발 사업 등을 담당한 핵심 실무자인 만큼 모를 수 없었다”고 주장한 반면 이 대표 변호인은 “성남시 공무원 중 김씨와 같은 직급인 팀장만 600명”이라며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무차별 공세에 따른 당내 계파 갈등은 심해지고 있다. ‘개딸’들은 이탈표 색출 작업에 나서는 한편 “대장동 건을 최초로 터뜨린 장본인”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의 영구 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응답센터에 올라 온 이 전 대표 제명 청원은 동의 인원이 3일 만에 답변 충족 요건인 5만 명을 넘어섰다.
민주당 지지율은 체포안 부결과 당 내홍 등의 여파로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다음날인 지난달 28일과 3월 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29%, 국민의힘은 2%포인트 상승한 39%로 집계됐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말 이후 처음이다.
이유정/오현아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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