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정부의 주 52시간 근로제 개선안에 대해 “중소기업 입장에서 충분하지 않다”며 “업무량이 폭증하는 상황에는 일본처럼 월 최대 100시간 또는 연 720시간까지 유연하게 연장근로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연장근로가 주 단위로 묶여 최대 주 24시간 연장근로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월 단위로 적용해 바쁠 땐 몰아서 일하고 쉴땐 더 쉴 수 있는 탄력적인 근무가 가능하다.
지난달 말 연임에 성공해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한 김 회장은 6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도 높은 노동개혁과 규제개혁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중소기업계는 노동계 반의반만큼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끌려다녔다”고 돌아봤다. 최저임금 급등부터 주52시간제 도입,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까지 중소기업 경영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하기 너무 힘들어졌으니 개선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이어 주 52시간제와 관련해 “왜 일하고 싶은 노동자가 일을 못 하게 하고 투잡을 뛰게 하는가”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화물연대에 대해서도 “사업자가 근로자인 것처럼 노조 형태를 빌려 불법파업 및 시위하는 것을 엄중히 대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노조가 기업과 함께 성장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옥죄고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한국노총 창립기념일에 참석하기로 했다. 노동계랑 대화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규제 개혁과 관련해선 “역대 정부를 보면 뒤로 갈수록 추진력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정부만큼은 확실하게 추진해달라”고 요구했다. 금융권의 대출금리 인상과 관련해선 “중소기업 대출은 86%가 담보 또는 보증부 대출인데 은행이 너무 금리를 올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너무 '땅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영업한 것 아닌가"라며 "고금리,고물가,고부채 등 복합위기의 시대에 은해이 너무 피동적으로 움직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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