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각 보조 솔루션 ‘릴루미노’의 시범 보급에 나섰다고 6일 발표했다. 릴루미노의 사용적합성을 검증하기 위해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과 초기 사용자인 배우 겸 감독 송승환 씨에게 글라스 타입의 웨어러블 기기 총 30여 대를 무상으로 지급했다.
릴루미노는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을 담은 라틴어다. 시력이 남아 있는 시각장애인에게 앞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의미로 시각 보조 솔루션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 스마트폰 영상처리 소프트웨어인 릴루미노 앱과 안경처럼 생긴 웨어러블 기기인 글라스로 구성됐다.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과 글라스를 USB 케이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이미지의 윤곽선을 강조하는 등의 영상 처리를 통해 사물 인식률을 높여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송 감독은 “어렴풋이 형체만 보이던 사람과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며 “리허설 등의 과정에서 릴루미노를 사용하면 배우의 얼굴과 표정을 느낄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옥동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 관장은 “시각장애인들이 릴루미노를 착용하자 또렷하게 글씨를 볼 수 있었던 게 인상 깊었다”고 했다.
릴루미노는 삼성전자가 7년간 연구한 결과물이다. 2016년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의 과제로 채택됐다. 2017년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한 릴루미노 앱을 개발했고, 실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해 2018년 안경 형태의 기기를 선보였다. 현재 삼성전자는 릴루미노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더 작고 가벼운 릴루미노 글라스를 개발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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