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에 이어
"8년 동안 왜 살이 안 찌나 가만히 돌이켜보니, 예민하고, 섭식장애를 앓거나 에이즈 환자, 까칠하고 샤프한 볼이 홀짝 들어간 형사 같은 캐릭터를 연기했더라고요. 그래서 조금은 단호한 결의를 했어요. 몸무게를 키우고, 살도 찌우고, 공부도 좀 하고요."
최근 정경호의 출연작을 되돌아보면 그가 힘들고, 예민하게 연기할수록 작품은 사랑받았다. 신원호 감독과 인연이 시작된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시작으로 OCN '라이프 온 마스', tv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까지 까칠함이 극 중 정경호의 매력으로 그려졌다.
실제로는 "소품을 다 먹어버린다"는 신원호 감독의 폭로처럼 먹을 걸 좋아하는 정경호다. 그 역시 "대식가는 아니지만 자주 먹는다"며 "예민한 부분은 있지만, (이전의 캐릭터들처럼) 다 표현하며 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슬림한 몸을 유지하는 비법에 대해 "10년 전부터 유산균을 복용했는데, 아주 효과가 좋다"며 "먹는 만큼 화장실에 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교롭게도 정경호의 대표작들은 모두 CJ ENM 채널에서 방송된 것들. 이에 대해 "CJ의 아들이 된 게 아니냐"는 반응을 전하자, 정경호는 "그러기엔 스팸도 안 오고, 설탕도 안 온다"고 너스레를 떨며 폭소케 했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정경호는 이제 41세의 나이가 됐다. KBS 2TV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미워할 수 없는 응석꾸러기 최윤, 풋풋한 청춘 로맨스를 보여준 SBS '그대 웃어요' 강현수로 데뷔 초반부터 주목받았던 정경호는 연차가 쌓이면서 더욱 단단해지는 내공으로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그런데도 정경호는 "더 채우고 싶다"는 말로 더 나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예전엔 잘 느끼지 못했는데, 제 속에 뭔가 채워져야 다른 연기를 할 수 있을 거 같더라고요.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너무 쉼 없이 달려온 거 같아요. 이전에는 작품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니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쉬어가면서 자신을 채워보려고요. 그런데 이런 마음이 들 때 꼭 좋은 게 들어오더라고요. (웃음) 이번엔 변화를 주고 싶어요."
아버지인 연출자 정을영 감독과 함께 작품을 하고 싶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정 감독은 히트 메이커 김수현 작가와 콤비로 방송가에서 유명한 인물. KBS 2TV '부모님 전상서', '엄마가 뿔났다', SBS '인생은 아름다워', '천일의 약속', JTBC '무자식 상팔자' 등을 연출했다.
그러면서도 10년째 열애 중인 그룹 소녀시대 출신 배우 수영과 함께 작품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니다"면서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터뷰 ③]에 계속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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