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앞둔 아내가 남편의 외도 사실을 깨닫고 이혼을 결심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4일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남편이 외도했다'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하면서 남편이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다른 여성을 만나고, 성매매 업주와 주고받은 내역과 성매매 사실이 발각된 후 지인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A 씨는 자신이 임산부임을 밝히며 "남편이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던 날, 이상하게 느낌이 안 좋았다"며 "한 번도 휴대전화를 본 적이 없는데, 그날 저녁 처음으로 남편 휴대전화를 봤다"면서 저 몰래 결혼정보회사 앱을 이용해 소개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만났던 날짜들은 모두 제게 업무상 중요한 미팅이 있다고 한 날들"이라며 "카페에서 차만 마셨다고 해서 제가 저녁 차려놓고 기다렸는데, 어떻게 (저녁) 밥이 넘어갈 수 있었는지 미칠 거 같다"고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업무 시간에 성매매한 사실도 폭로했다. A 씨가 공개한 모바일 메신저 대화에는 성매매 업주로 보이는 인물이 주소와 함께 "도착하면 연락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주고받은 시간이 업무시간이었던 것.
A 씨는 "남편이 업무시간에 그것도 하루에 두 번이나 퇴폐 마사지를 다녔다"며 "혹시나 정말 마사지만 하는 곳인지 검색해봤는데,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임신한 저에게 성병을 옮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못해본 건지, 제정신인지"라며 "제가 어떤 사람을 만나 온 건지 혼란스럽고 며칠을 울었는지 모르겠다"고 고통스러운 심경을 덧붙였다.
A 씨가 공개한 지인과의 대화록에는 외도 사실이 발각된 후 "괴롭다. 혼자가 편했다", "가정만 없으면 주말에 살짝 만나고 싶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A 씨는 "제게 마사지가 걸린 후 용서해 달라고 말하고, 친구와 나눈 대화"라며 "저를 얼마나 우습게 생각한 거냐"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여기에 직장 여성 동료들에 대한 성희롱도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남편의 사진첩 휴지통에서 찾은 것이라며 퇴폐업소 전단 이미지들을 공개했다.
A 씨는 "남편은 대부분의 남자가 이런다고, 세상에 깨끗한 남자가 없다고 한다"며 "아빠 없는 아이로 키우는 게 맞는지, 남편과 완전히 끝을 내려면 아기가 세상에 나오지 말아야 하는지, 정말 죽을 것만 같은 시간"이라고 괴로움을 토로하며 조언을 구했다.
A 씨의 호소에 사람들은 "'대부분의 남자'가 아니라 '끼리끼리'라 그렇다", "세상 남자가 다 저러지 않는다", "성매매한 남편 용서했다가 10년 만에 이혼하는데, 그런 남자는 고쳐 쓰는 게 아니다" 등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몇몇 사람들은 남편의 행실을 공개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아내가 임신 중인 상황에서 부하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알려진 공무원은 정직 1개월, 상간녀에게는 감봉 1개월의 징계가 내려졌다. 공무원 징계령에 따르면 중징계는 정직, 강등, 해임, 파면이다. 경징계는 견책, 감봉이다. 남편에겐 중징계가 내려진 것.
간통은 사라졌지만, 불륜으로 인한 이혼 소송은 가능하다. 민법상 이혼 사유로 정한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란 '배우자로서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못한 일체의 행위'로 형법상 간통보다 폭넓은 개념이기 때문. 또한 재판에서도 혼외정사에 이르지 않았다고 해도 애정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를 이혼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