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재차 강세를 보이면서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6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252억9000만달러로, 전달 말(4299억7000만달러)보다 46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증가세를 이어오다 4개월 만에 줄어든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등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6개국 통화 가치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월 말 102.28에서 2월 말 104.67로 약 2.3% 상승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미국 달러로 환산한 외화자산이 줄면서 외환보유액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앞서 국회에 외환보유액의 72%는 달러로, 나머지 28%는 유로화·엔화 등 기타통화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자산별로 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744억9000만달러)이 한 달 전보다 30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에서 현금에 해당하는 예치금은 267억5000만달러로 한 달 새 74억2000만달러 줄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달러 환산액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별인출권(SDR·148억달러),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44억4000만달러)도 2억5000만달러와 9000만달러 각각 줄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달과 같은 47억9000만달러였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1월 말 기준(4300억달러)으로 세계 9위다. 중국이 3조1845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502억달러)과 스위스(9301억달러), 러시아(5970억달러), 인도(5744억달러), 대만(5571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72억달러), 홍콩(4365억달러) 순이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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