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의 남다른 과거사의 베일이 드디어 한 겹 벗겨졌다.
5일 방송된 JTBC 주말드라마 '신성한, 이혼' 2회에서는 양육권 싸움 중인 라디오 DJ 이서진(한혜진 분)의 이혼 소송을 승소로 이끈 신성한(조승우 분)의 유능한 활약과 더불어 슬픈 분노가 서린 이면이 드러나 전직 피아니스트에서 변호사가 된 남다른 사연을 주목하게 했다. 2회 시청률은 수도권 7.9%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먼저 이서진에게 양육권을 안겨준 신성한의 탁월한 변호가 눈길을 끌었다. 앞선 조정에서 동영상 스캔들의 주인공이기에 양육권을 줄 수 없다는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던 바. 재판에선 이서진의 남편이 아들에게 한 파렴치한 행태를 고발해 전세를 뒤집었다.
승소로 마무리돼 기분이 좋을 법도 하나 신성한은 괜히 울적하고 찝찝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런 감정은 다행히 징글징글(?) 한 친구들 덕에 길게 이어지지 않았지만 심란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케 했다.
신성한을 달래주기 위해 친구들이 뭉친 날, 술에 잔뜩 취한 장형근(김성균 분)과 신성한의 대화의 화두는 사무실 안에 걸린 포도송이 그림으로 이어졌다. 장형근은 "포도송이를 다 채우면 한 판 뜰 거냐"고 물었고 신성한은 "죽일 거야"라고 답하며 평소 여유로운 태도와는 다르게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그 자식 때문에 우리 주화랑 기영이"라며 분노를 터트리기도 해 주화랑 기영이란 자는 누구이며 포도송이 그림은 무엇을 위해 세운 목표인지, 어떤 뼈아픈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닌지 여러 호기심을 일게 했다.
신성한과 장형근이 취중 진담을 나누는 사이 일각에서는 신성한을 주목하는 어떤 이들의 은밀한 대화가 펼쳐졌다. 대화에는 신성한을 향한 적개심이 묻어나 있었는데 "궁금했는데 잘 됐습니다. 피아노 치던 머리로 변호사를, 희한한 건지 맹랑한 건지 한번 보고 싶었습니다"라며 서늘한 눈을 번뜩이는 남자의 태도가 은근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친구와 헤어진 후 집으로 향하던 신성한에게는 더욱 무겁고 쓸쓸한 고독감이 느껴졌다. 터벅터벅 걷던 발을 멈추게 한 것은 길가에 세워진 버스킹 피아노 한 대, 마치 헛헛한 마음을 위로라도 해주려는 듯 서 있는 피아노를 그는 한참이나 바라봤다.
신성한은 술기운에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하나하나 두드려 보고 이내 두 손을 올려 초절정 연주에 빠져들었다. 피아노를 집어삼킬 듯 쇼팽의 '추격'을 연주하는 장면에선 카타르시스가 뿜어져 나왔다. 클라이맥스로 향한 연주는 정점을 찍은 뒤 화려하게 끝났고 허망함과 슬픈 빛이 감도는 그의 처연한 표정을 끝으로 2회가 막을 내렸다. 이에 여유로운 일상생활 뒤에 남모를 고독과 아픔이 존재하는 신성한의 개인사가 호기심을 짙게 만들며 다음 회를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과연 조승우의 가슴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슬픔은 무엇이며, 이를 예의주시하는 낯선 이들의 정체는 무엇인지 오는 11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되는 '신성한, 이혼' 3회에서 계속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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