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AA-)은 지난 3일 1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했다. 트랜치는 각각 2년물 500억원, 3년물 500억원이다. 2년물에 60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며 물량을 채웠으나 3년물엔 250억원만 들어와 미매각이 발생했다. 초도 발행에 대한 부담과 중소형 증권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려가 부각된 영향이다. 현대차증권은 2008년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하나증권(AA)은 전날 2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4000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2년물 700억원 발행에 1400억원, 3년물 1300억원 발행에 2600억원이 몰렸다. 다만 민평보다 낮은 금리에 발행되는 ‘언더 발행’에는 실패했다. 하나증권은 공모 희망 금리를 -0.30%포인트~+0.30%포인트로 제시했는데, 2년물은 신고금액의 +0.20%포인트, 3년물은 +0.15%포인트에서 물량을 채웠다.
앞서 삼성증권(AA+)은 지난달 24일 2500억원 발행을 위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6200억원의 주문을 접수했다. 2년물 1000억원 모집에 1700억원, 3년물 1500억원 모집에 4500억원이 몰렸다. 2년물은 증액 없이 1000억원을 발행하고 3년물은 2200억원으로 700억원 늘렸다. 금리는 2년물의 경우 민평 대비 +0.15%포인트에서 발행한다. 3년물은 증액이 이뤄져 민평 금리 수준에서 발행된다.
연초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두 자릿수 언더 발행에 성공하며 흥행했으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증권채를 시작으로 회사채 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초 미국 중앙은행(Fed)이 조만간 피벗(정책 기조 전환)에 나설 것이란 기대에 금리가 하락했지만,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긴축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