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새 주력 대형 로켓 'H3'의 첫 발사 시도를 7일(현지시간) 실패했다. H3은 일본이 우주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개발한 로켓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이날 오전 10시 37분께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H3 로켓 1호기를 발사했으나, 상승 도중 2단 로켓의 엔진이 점화되지 않았다.
이에 JAXA는 임무를 완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발사 15분 후인 10시 52분께 기체를 파괴하라는 명령을 보냈다. 현재 이들 단체는 발사 실패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H3 1호기는 발사 시점에서 5분 15초가 지나면 2단 엔진이 연소를 시작하고, 16분 42초 후 고도 675km에서 기체에 탑재된 지구관측위성 '다이치 3호'를 궤도에 올려놓을 예정이었다.
나가오카 게이코 일본 문부과학상은 "H3 로켓 발사에 실패해 유감"이라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JAXA는 지난달 17일에도 H3 1호기를 발사하려 했으나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유로 이를 연기한 바 있다.
당시 본체 옆에 붙어 있는 보조 발사체인 고체 로켓 부스터(SRB)에 착화 신호가 전달되지 않아 발사 직전에 작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H3 1호기는 본래 2020년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새롭게 개발한 'LE-9' 엔진에 문제가 있어 일정이 여러 차례 미뤄지기도 했다.
H3는 일본의 기존 주력 대형 로켓인 H2A를 대체할 기종으로 꼽힌다. 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이 2014년부터 약 2천60억 엔(약 2조 원)을 투자해 개발한 바 있다.
일본은 대형 로켓 H2를 1994년에 최초로 발사했고, H2를 계승한 H2A를 2001년 선보였다. H2A는 발사 성공률이 97.8%로, 2024년도(2024.4∼2025.3)에 50호기 발사를 끝으로 퇴역할 전망이다.
일본은 이번 발사를 통해 대형 로켓의 세대교체를 추진한 바 있다. 다만 H3가 처음부터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위성 발사 수주 사업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JAXA는 지난해 10월에도 소형 고체 연료 로켓인 '입실론 6호기'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주력 로켓의 발사에 실패한 것은 2003년 11월 H2A 로켓 6호기 이후 19년 만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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