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급등했다가 금리 인상과 더불어 집값이 곤두박질쳤던 경기 남부권 아파트가 경매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초까지 높은 감정가로 냉대받았지만 거듭된 유찰과 집값 바닥 인식이 반영되면서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7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화성 반송동 ‘동탄솔빛마을 쌍용예가’ 전용 84㎡는 감정가의 71%인 4억5600만원에 낙찰됐다. 두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6억4200만원)의 반값 아래인 3억1400여만원으로 떨어지자 81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수원 영통구 이의동 ‘e편한세상 광교’(전용 120㎡)도 지난달 3차 매각일에 응찰자 40명이 몰려 14억여원에 매각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68.6%를 기록했다.
현재 경매 시장에 나온 경기 남부권 아파트의 감정가는 집값 상승기 때 가격이다. 대부분 신고가에 근접해 있다. ‘e편한세상 광교’ 전용 120㎡ 감정가는 20억40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20억원)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매매시장에선 금리 인상 여파로 최고가 대비 30%씩 빠졌는데 감정가는 상승기 때 가격이다 보니 경매 시장에서 홀대받을 수밖에 없었다.
유찰이 반복되면서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반값 수준으로 떨어지자 저가 매수 수요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 매매시장에서 반등 거래도 잇따르면서 집값 바닥 인식까지 더해졌다. 동탄솔빛마을 쌍용예가 전용 84㎡도 현재 매도 호가(4억9500만~6억8000만원)보다 최소 4000만원가량 낮은 금액에 낙찰된 것이다. 지난달 화성 지역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 74.6%로, 전달(60.3%)보다 14.3%포인트 높아졌다. 수원은 지난 1월 67.4%에서 2월 71.4%로, 같은 기간 용인은 51.6%에서 69.5%로 낙찰가율이 상승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9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입찰 경쟁이 치열하다”며 “거주 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수요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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