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비자인캠퍼스는 베트남 진출 K뷰티 브랜드를 위한 新리테일 테크 플랫폼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이지연 대표(45)가 2022년 7월에 설립했다.
이 대표는 “비자인(Bizign)은 비즈니스(Biz)와 디자인(design)을 결합한 용어로 베트남 진출 전, 진출 단계, 진출 후 등 베트남 비즈니스 여정 전 과정을 설계한다는 뜻”이라며 “캠퍼스를 뒤에 붙인 이유는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 시대에 지속해서 학습을 통해 영감을 주고받는 곳이 되기 위해서”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를 만났다.
비자인캠퍼스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비자인캠퍼스 설립 전 먼저 ‘비자이너(Bizigner)’라는 퍼스널브랜드로 저의 정체성을 정립했습니다. 20년간 회사생활을 하고 막상 퇴사했는데 회사 밖의 세상은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그때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 것은 바로 ‘자신의 강점으로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사업가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비즈니스’와 ‘디자이너’라는 두 단어가 눈앞에 떠올랐습니다. 15년 동안 해외사업을 해 오면서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해외사업 기획과 런칭, 사업관리였습니다. 해외사업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제가 도울 수 있겠다고 판단해 창업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현재 어떤 국가 진출을 지원하고 있나요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 올리브영 3개 브랜드의 해외사업을 담당했습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중국, 미국, 터키 등 다양한 나라를 경험했고 첫 국가로 베트남을 선택했습니다. 베트남과는 2005년부터 인연을 맺었습니다. 당시 뚜레쥬르를 베트남에 런칭시키기 위해 소비자 및 경쟁사 등 시장조사부터 사업기획을 담당했습니다. 법인설립 지원 및 현지 인력의 한국 내 교육 등 멘토링도 했습니다. 퇴사 후 가장 먼저 한 것도 베트남 소비자의 7가지 본질에 관한 책, <베트남 비즈니스 수업>을 쓴 것입니다.
왜 베트남인가요
지금이 베트남에 진출해야 하는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첫째 베트남 기업가들은 한류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한류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매우 높기 때문이죠. 둘째 베트남은 한국 상품을 좋아하는 젊은 중산층 인구가 가장 많은 황금 인구 시기라는 것입니다. 셋째는 IT 기술을 활용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베트남과 연결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K뷰티 브랜드 분야를 택했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그동안 베트남은 화장품 수요가 매우 낮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더운 날씨와 오토바이 같은 교통수단 때문이라고 하지만 본질적인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1975년 베트남이 사회주의 정권에 의해 통일이 되면서 여성들의 화장을 통제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억제하려고 했어요.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베트남 여성들은 자신들의 뷰티라이프를 챙길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때 태어난 여아들도 엄마에게 뷰티 루틴을 전수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미 성인이 된 2010년대까지도 화장은 파티에 갈 때나 하는 사치의 영역이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난 1990년대생들은 달라요.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화장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경제적으로도 이전 세대들보다는 여유로운 환경에서 자라면서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 개화기가 찾아온 것이죠. 그래서 베트남 시장에서도 K뷰티에 포커스를 맞추게 됐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플랫폼의 경쟁력을 꼽자면 무엇인가요
비자인캠퍼스는 퍼플홀스라는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퍼플홀스는 한국과 베트남과의 ‘거리’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과 ‘시간’, ‘언어’, 그리고 ‘인력’ 문제를 해결해주는 플랫폼입니다. 퍼플홀스는 ‘시장에 답이 있다’는 본질에서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하려면 쉽게 고객을 만나 고객 검증을 할 수 있지만 베트남에서 고객검증을 하려면 쉽지 않습니다. 고객을 만나기 위해 4~5시간 비행기를 타고 가서, 최소 2~3일은 호텔에서 숙박하며 경비를 지출해야 하죠. 만약 한국어가 가능한 현지 소비자와 실시간 온라인으로 쉽게 만날 수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거리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대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언어 문제와 인력 문제까지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해외사업의 5대 장벽인 거리, 비용, 시간, 언어, 인력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가요
사전 준비가 중요합니다. 비자인캠퍼스는 한국기업들이 글로벌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진출 전 철저한 고객 검증과 수요예측 단계를 통해 사전 준비를 해주고 있습니다. 사전 준비는 나중에 발생하는 시행착오 비용을 크게 낮추고 더 효율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현지 고객과의 연결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베트남의 주류 고객은 여전히 오프라인 채널을 이용합니다. 기존 알선업체들은 각 브랜드들이 가진 포지셔닝에 상관없이 자신들이 보유한 채널로 모든 브랜드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퍼플홀스는 K뷰티 브랜드의 포지셔닝 전략에 따른 적합한 채널을 연결할 수 있도록 마켓 포지셔닝별 온오프라인으로 최적의 유통 파트너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엔드유저들의 데이터를 채널과 연결하고 있습니다. 고객 유입률이 큰 거점으로 고객과의 직접 연결도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판로 개척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현재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비자이너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자인캠퍼스는 신생기업이기 때문에 아직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습니다. 그래서 SNS 광고보다는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핵심 가치는 T.I.P.인데요. 즉 신뢰(Trust), 영감(Inspiration), 열정(Passion)으로 커뮤니티 멤버들에게 매일 TIP을 드리고 있습니다. 베트남에 관한 소식, 비즈니스에 대한 영감, 사업 네트워킹 및 협업 등이 필요하신 분은 무료로 비자이너 커뮤니티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베트남 비즈니스 수업’ EBS EBR Plus 출연 등을 기반으로 베트남 전문가로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강의를 하며 비자인캠퍼스와 퍼플홀스의 비전과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창업 실행 후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쁨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순전히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그 아이디어를 가시적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정말 즐겁습니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 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과거에는 CJ라는 간판을 달고 현지 파트너와 협상했다면, 지금은 순전히 저의 개인 브랜드로 활동하고 있죠. 그럼에도 베트남의 우수 기업 및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순조롭게 맺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모든 것이 기적과 같고,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2023년에는 퍼플홀스 스피릿에 동조하는 한국 Z세대 직원들을 모집하고, 이들과 함께 베트남 Z세대들과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볼 계획입니다. 재미와 의미가 없으면 일할 맛이 나지 않잖아요. 한국과 베트남의 Z세대를 연결하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베트남 진출 K뷰티를 위한 이지커넥터가 되고 싶습니다.
설립일 : 2022년 7월
주요사업 : 베트남 진출 K뷰티 브랜드를 위한 新리테일 테크 플랫폼
성과 : 2022년 7월 비자인 캠퍼스 설립, 2022년 9월 퍼플홀스 한국과 베트남 상표 출원, 2022년 10월 가상쇼핑몰 특허 출원, 2022년 10월 베트남 UEF, SB&P와 MOU 체결, 2022년 11월 베트남 Van Hien, Nita와 MOU 체결, 2022년 12월 퍼플홀스 플랫폼 개발, 2023년 1월 커뮤니티 리더 상표 출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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