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식'을 옹호한 김영환 충북지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지사는 이날 피해배상 해법에 대해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의 치욕이자 오점"이라고 비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지적하고 나섰다. 삼전도 굴욕은 조선 병자호란 때 인조가 청나라 태종에게 항복선언을 한 것을 의미한다.
그는 "삼전도에서 청나라에 머리를 조아린 것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임진왜란을 겪고도 겨울이 오면 압록강을 건너 세계 최강의 청나라군대가 쳐들어올 것을 대비하지 않은 조선의 무기력과 무능력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의 애국심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며 "'통 큰 결단'은 불타는 애국심에서 온다"고 강조했다.
8일 오후 4시 기준 해당 게시글에는 "지사님 격려의 말씀 감사하다"라고 적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글을 포함해 총 195개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이런 용기와 혜안을 가진 정치인들이 있다는 게 큰 위안이다", "정치의 유불리를 배제한 미래를 향한 용기 있는 결단", "배울 건 배우고 버릴 건 버릴 수 있는 자가 진정한 성인"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다른 누리꾼들은 "충북도민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신들이 참 부끄럽다", "동의하지 못하겠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도 있다" 등 김 지사를 비난했다.
한편 민주당 충북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 지사의 해당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 "정부안에 대해 피해자도, 국민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김 지사의 망언은 명분도, 실리도 없이 오로지 도민의 자존심만 무너뜨렸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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