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2년의 김 대표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집권당 대표로서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어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게 급선무다. ‘여소야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우려한 대로 ‘식물 정권’이 말로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 갈라진 갈등의 골을 메우는 게 발등의 불이다. 경선에서 이전투구는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한참 넘었다. 윤심(尹心) 공방으로 날을 새더니 막판엔 땅투기, 대통령실 경선 개입 논란으로 총선 전략과 당 개혁 비전은 실종됐고 분당(分黨)대회라는 말까지 나왔다. 김 대표는 물론 경쟁자들도 더 이상 당력을 소모하지 않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친윤계가 지도부를 석권한 마당이어서 김 대표는 비윤계를 끌어안고 화합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소수 여당인 마당에 분열이 지속된다면 무소불위의 거대 야당을 어떻게 상대할 수 있겠나.
김 대표는 입법 권력을 틀어쥔 거야(巨野)를 상대로 한 전략도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연금·노동·교육 개혁, 부동산 규제 완화법 등 국회에서 시급히 논의하고 처리해야 할 국정 과제가 한둘이 아니지만, 좀체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입법으로 받쳐주지 못하면 국정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보여준 모습은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거야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나라 안팎 상황이 너무나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국정 운영이 동력을 얻을지 표류할지는 여당에 달려 있고, 그 한가운데 김 대표가 서 있다. 김 대표는 집권당의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사자의 담대함과 여우의 지혜를 발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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