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LH는 이달부터 ‘추첨 방식 공동주택용지 적격성 평가지표 개선안’을 도입했다. 공공택지 공급 과정에서 계열사를 대거 동원하는 이른바 ‘벌떼 입찰’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전까지 공동주택용지 청약 때는 주택건설 사업자 등록,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 실적, 시공능력 보유, 3년간 제재 처분 이력 전무 등의 요건을 갖춰야 했다. 여기에 ‘적격성 평가 지표 5점 이상’을 획득하면 1순위 청약자격을 부여했다.
LH는 이달부터 적격성 평가지표 기준 점수를 5점에서 3점으로 완화했다. 그만큼 입찰 참여 업체의 문턱을 낮춰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총 14점 만점인 적격성 평가지표에서 3점만 받아도 공동주택 용지 청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논란이 되는 것은 인센티브 항목이다. LH는 적격성 평가 때 과거 본청약에 참여한 경우 2점, 사전청약에 참여한 경우 최대 4점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LH는 지난해 9월 ‘벌떼 입찰’ 근절 방안을 발표하면서 의혹이 있는 40여 개 건설사에 인센티브 적용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의혹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이후 약 21개 공동주택용지 입찰이 있었는데 인센티브를 적용받지 못해 입찰 참여조차 못 하고 있다”며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공택지 입찰에 계속 제한을 받고 있다”고 항변했다.
LH 관계자는 “개선안이 시행됐어도 국토교통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무혐의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 인센티브 적용을 잠정 중단한 것”이라며 “사업이 진행된 뒤 혐의가 확정될 경우 용지 환수 문제가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LH의 행정 편의적 접근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택지 분양 후 일반분양까지는 최소 3~4년이 소요되는 만큼 조사 후 혐의가 드러날 경우 언제든 환수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책 불확실성이 커져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혐의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역차별을 받고 있는 만큼 인센티브 적용 중단을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