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대회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정부가 암 사망률을 절반으로 줄이는 국정과제 ‘캔서 문샷(Cancer Moonshot)’ 예산을 대폭 늘린 가운데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면역관문억제제를 비롯한 차세대 항암제 연구개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AACR는 내달 14~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란도에서 개최된다. 미국암연구학회는 127개국, 5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세계적 암학회다.
지난 1월 필립 그린버그 AACR 차기 회장은 “우리는 이제 세포를 조작해 그 기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며 “2023년과 2024년 항암제 분야는 굉장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적응세포치료제(Adoptive cell therapies)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버그는 “체외에서 면역반응을 설계(engineer) 한 뒤, 세포의 수와 기능을 확장시켜 다시 체내에 넣을 수 있게 됐다”며 “이미 항원을 한차례 인식한 적이 있어 면역체계가 발동하지 않는 환자에게도 적용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린버그는 또 암 미세환경에서 억제분자를 표적하는 약물, 그리고 암백신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병용요법에서 억제분자 표적 임상시험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코로나19 백신 성공으로 암백신에 대한 전혀 다른 접근법이 생긴만큼 (암백신은) 미래에 중요한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AACR에서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대한 특별 세션도 열린다. ‘차세대 ADC(The Next Generation of Antibody Drug Conjugates)’라는 제목의 세션에서 제넨텍과 애브비 등의 관계자들이 최근 ADC 연구방향 및 개발 흐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또 제넥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트라스트주맙) 출시 25주년을 맞아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의 새로운 접근법 및 미래 R&D 전략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대거 출동한다.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의 연구결과를 들고 가는 곳들이 많다. 앱클론은 CD19 단백질의 새로운 부위에 작용하는 CAR-T 치료제 ‘AT101’의 비임상 및 임상 1상 일부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발표는 최초의 CAR-T 치료제인 ‘킴리아’를 개발한 마르코 루엘라 펜실베니아 의대(UPENN) 림프종 사이언스센터장이 진행한다.
국내 면역세포치료제 개발기업 바이젠셀은 신규 CD30 유래 공동자극 신호전달도메인을 이용한 CAR-T 치료제의 동물 효능실험 결과를 발표한다. 기존 신호전달도메인에 비해 우수한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유틸렉스의 CAR-T ‘EU307’ 발표는 최신혁신초록(late-breaking)으로 채택됐다. EU307은 간암 환자의 70~80%에서 과발현되는 ‘GPC3’을 표적으로 한다. EU307은 사이토카인(IL-18) 분비를 통해 암세포 공격력을 향상시킨 4세대 치료제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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