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車가 아니었네"…스타렉스 단종하고 나오더니 '무한변신' [최수진의 나우앤카]

입력 2023-03-11 14:15   수정 2023-03-11 14:16


현대차그룹은 '힐스 온 휠스(Heals on Wheels)' 캠페인을 통해 지난 1월 디지털 테라피 방식을 적용한 '이동형 상담 모빌리티'를 공개했다. 스타리아 기반으로 자동차 내부가 심리 상담에 최적화된 형태로 개발됐다는 점이 특징. 이 차는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심리 치유를 돕는 현장에 투입됐다.

현대차 PBV의 시작점, '스타리아'
힐스 온 휠스 영상은 공개 2주 만에 유튜브 조회수 2000만회를 돌파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도 "현대차니까 할 수 있는 일", "기술이 좋은 일에 쓰이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현대차그룹은 그 너머를 보고 있다. 단순히 좋은 일을 넘어 '목적 기반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 개발에 있어 다양한 사회적 활용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PBV는 자동차가 이용자의 사용 목적에 맞게 생산된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현재는 택배 화물 배달 등은 모두 화물 트럭을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만약 택배차 전용 PBV가 만들어진다면 소프트웨어부터 차체까지 모두 택배 배달이 쉬워지는 맞춤형 자동차가 나올 수 있다.


아이케어카로 사용된 스타리아는 현대차가 제시한 PBV의 시작점인 차라 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해 스타리아는 PBV가 아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PBV와 가장 유사한 공간성을 경험할 수 있는 차다. 앞서 현대차는 2021년 스타렉스를 단종하고 후속 모델로 스타리아를 출시했는데 이동과 휴식, 캠핑까지 다양한 목적에 맞춰 자유롭게 실내를 구성할 수 있는 맞춤형 이동 수단이다.

아이케어카도 스타리아가 PBV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아이케어카를 만들기 위해 스타리아 차량 내부의 전면과 천장, 양쪽 측면 등 4면에 몰입형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다중화자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술, 뇌파 기반 스트레스 지수 측정 등의 기술도 사용됐다. 한 마디로 아동 상담을 위해 최적화된 자동차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최근에는 현대차가 스타리아 기반의 화물차 모델을 출시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스타리아는 현재 LPG와 디젤 모델만 존재한다. 그러나 출시될 스타리아 기반 화물차는 전기차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리아 화물차는 1열 좌석만 남긴 채 뒤쪽은 프레임 형태로 구성해 목적에 따라 자유자재로 사용가능한 게 특징으로, PBV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모습이다.

PBV 전성시대 온다...연구개발 박차
스타리아가 PBV의 '예고편' 이라면, 머지않아 올 PBV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현대차는 PBV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자동차의 주목적이 '이동'이 아니라 '경험'으로 바뀔 것이란 계산이 깔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UX 스튜디오 서울에서 공항 픽업용으로 개발 중인 순수 PBV 콘셉트카를 공개한 바 있다. 스타리아와 유사한 외관으로 차 내부는 공항 픽업용에 알맞은 모습이었다. 트렁크를 없애 내부 공간을 늘리고 조수석 대신 캐리어 거치대 모듈을 얹었다. 이 PBV는 기업간 거래(B2B)용으로 2025년 양산이 목표다.

기아는 25년 만에 경기 화성에 완성차 공장을 신설하는데, 이 역시 PBV 전용 공장이다. 기아는 2024년 공장을 완공한 뒤 2025년 첫 PBV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이에 맞춰 다양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좌석 배치가 현재 자동차와는 전혀 달라질 PBV 자동차를 대비해 PBV 전용 에어백 패키지를 개발했다. 차량 유리에 대형 디스플레이가 투사되고 그에 따라 좌석이 회전하는 가변형 실내 형태에 맞춰 차량 내 다양한 틈새 공간에 에어백을 위치시켰다.

현대트랜시스도 PBV 시대에 걸맞은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여기에는 교통약자를 위한 생체 신호 분석 기술, 유아를 동반한 가족 승객의 실내 공간 활용성 증대 기술 등 탑승객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실내 환경을 최적화한 10가지의 통합 시나리오 모드가 구현돼 눈길을 끌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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