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포근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농작물 도매 가격도 상승세를 멈췄다. 기온에 많은 영향을 받는 엽채류의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다만 지난해 이상기후의 영향을 받은 양파와 풋고추 등 일부 작물은 여전히 작년 대비 2~3배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10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감자, 양파, 상추 등 KAPI에 포함된 22개의 작물 모두 국내산 도매 가격이 지난주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국내산 상추 도매가격은 ㎏당 3750원으로 지난주보다 32.5% 하락했다. 양상추는 38.1% 하락한 1964원, 깻잎은 31.7% 내린 6721원에 거래됐다.
따뜻해진 날씨가 엽채류 생산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엽채류는 섭씨 10℃ 안팎의 온도에서 가장 잘 자라는 작물이다. 강추위가 들이닥쳤던 지난 겨울에는 하우스 난방비 급등까지 더해져 가격이 올랐지만 최근 엽채류 성장 속도가 빨라져 생산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A 대형마트 채소 담당 바이어는 “이달 초 ‘삼겹살 데이(3월 3일)’ 때문에 육류 소비가 늘어나 상추와 깻잎의 수요 또한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며 “날씨가 본격적으로 따뜻해지는 3월 중순 이후부터는 가격이 더 안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파와 풋고추는 여전히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풋고추 또한 엽채류와 마찬가지로 날씨가 따뜻할수록 잘 자라는데 지난 1월 말부터 2월 중순 한파로 생산량이 많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양파의 경우 1년 전보다 339.0% 폭등한 ㎏당 1503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가뭄으로 저장해둘 수 있는 양파 물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양파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B대형마트 관계자는 “3월 말 제주 지역에서 햇양파가 출하될 때까지는 가격이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3월 3일) 210.96포인트까지 치솟았던 KAPI는 9일 167.43포인트를 기록하며 약 일주일 간 25.9% 떨어졌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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