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0.78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사회적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외신에서는 한국에서 연애 예능이 대세라면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연애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면서 정작 결혼과 출산에는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연애 예능·데이트 앱 사용자 수 폭증
지난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연애 리얼리티 쇼만 놓고 본다면 한국에서 '로맨스'(연애)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보도했다.통신은 지난해 TV와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방송된 연애 리얼리티 쇼가 최소 20개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2021년의 3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특히 다수의 프로그램이 젊은 솔로 남녀를 짝을 지어주면서도 결혼과 가정을 꾸리는 전통적인 관계 인식에서 많이 벗어나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채널A에서 방영 중인 '결혼 말고 동거'라는 프로그램을 직접 언급하면서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여겨지진 않았던 동거 문화를 다루기도 하고,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이혼한 사람들이 다시 사랑을 찾는 과정도 그린다고도 했다.
통신이 언급한 사례 외에도 한국에서 연애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은 데이팅 앱 사용자 수를 봐도 알 수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월 소개팅/채팅 앱으로 분류된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안드로이드 및 iOS 사용자 합산)는 200만명에 달했다.
특히 3개 주요 데이팅 앱(틴더, 위피, 글램)의 2월 MAU는 약 45만명에 달한다. 작년과 재작년 약 54만명보다는 다소 줄어든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간 코로나19로 사람들을 만날 창구가 없어지면서 데이팅 앱 사용자 수가 폭증했다가 최근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일상에서 연애 기회가 늘어나면서 이들 앱의 사용자 수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연애 관심 대폭발인데 결혼·출산은 '뚝'
통신은 이러한 한국 내 연애 열풍 속에서 "한국의 신혼부부 수는 5년간 23% 떨어지고 출산율이 세계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결혼과 부모가 되려는 것에 대한 인기는 추락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원인으로 성 불평등과 자녀 양육비 등이 거론된다고 밝혔다.일각에서는 이러한 연애 예능 등 미디어가 연애, 결혼 등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부와 사회가 연애와 결혼에 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연애 프로그램들이 이를 도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는 출산장려금을 앞다퉈 도입하거나 올리고, 난임 부부 지원도 확대하는 분위기다. 부산시 사하구는 '선남선녀 만남 데이' 이벤트를 마련하고 이 자리에서 짝을 맺은 남녀에게 데이트 비용까지 지원해주기로 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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