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관두고 택한 알바 인생…평범한 청년, '잭팟' 터졌다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

입력 2023-03-18 07:00   수정 2023-04-03 15:53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20대때 넥슨게임즈에 사표를 냈습니다. 곧장 미국으로 떠났죠. MBA에 가려고 했지만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아 한인 한인 커뮤니티 헤이코리안에서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손님을 받으려 싸이월드에 홍보 게시글을 쓰고, 손으로 방명록을 작성했죠. 항상 일손이 부족했습니다. '왜 숙박업들은 디지털로 전환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죠. 그길로 한국으로 돌아와 창업을 했습니다. 국내에 있는 모든 객실을 디지털을 통해 한데 모았습니다. 7년 만에 국내 온라인 객실거래 시장의 약 70%를 커버했죠. 이제는 △야놀자 △에어비앤비 △구글호텔 △카카오도 우리 파트너입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동남아 △일본 △유럽 △중동 등 글로벌 호텔 체인들과도 손 잡을 계획입니다.


전세계 호텔들은 지금 비상 상황이다. 한때 선망의 직업이었던 '호텔리어'의 매력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는 높아졌지만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MZ세대들의 지원률이 급감했다. 사람이 하던 일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솔루션을 갖춘 호스피탈리티 업체들이 급부상한 이유다. '환대'라는 뜻의 호스피탈리티는 호텔의 고객 응대 서비스를 의미한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숙소 판매를 더욱 쉽게 만들고, 키오스크나 앱 체크인 기능을 통해 사람이 하던 일을 줄였다. 호텔들은 고객 환대 서비스에만 집중하게 만들었다. 창업 7년 만에 국내 점유율 1위로 누적 거래액 4500억원을 돌파했다. 이제는 △구글호텔 △에어비앤비 △카카오도 손을 내밀고 있는 '온다' 오현석 대표(44)의 이야기다.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숙소 예약관리 플랫폼 '온다' 오현석 대표(44) 입니다. 넥슨게임즈 개발자로 일하다 창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미국에 경영전문대학원(MBA)을 들어가려 유학을 떠났지만 경제적 상황으로 취업을 선택했죠. 당시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 ‘헤이코리안’에서 알바로 시작해 2년여간 미국 현지 기업에서 수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Q. 한인 커뮤니티라니 이색적이네요.
"제가 미국에 처음 갔을 때 한인 민박을 미니홈피(당시 싸이월드)로만 예약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큰 돈을 예약금으로 걸어야 했었는데, 당시에는 오로지 해외 계좌로 직접 송금만으로 예약이 돼 많이 불안했습니다. 반대로 좋은 숙소를 가진 민박 업주 분들도 마땅히 안정적으로 모객을 하고, 믿음을 줄 수 있는 그런 솔루션이 없었어요."

Q. 창업만 두번 하셨다고요.
"첫번째 창업은 29살에 2008년 한인 민박 예약 서비스 ‘한인텔’을 만들었습니다. 현지서 겪은 한인민박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시키는 서비스였죠. 10년간 운영하면서 숙박 관련 노하우를 쌓았고 옐로 모바일에 매각을 했습니다. 당시 한국의 숙박 시장은 해외 온라인여행업체(OTA)의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시기였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하지 않으면 외국계 플랫폼에 시장이 다 넘어가겠다는 위기감을 느꼈죠. 호텔 및 숙박업주분들의 불편함을 ‘테크’로 해결하기 위해 온다로 두번째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Q. 사업 모델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크게 4가지의 기업간 비즈니스(B2B)를 하고 있습니다. △온다 허브는 호텔, 펜션 등 40만개에 달하는 객실 상품을 △야놀자 △에어비앤비 등 국내외 40개 이상의 채널에 공급하고, 중복 예약 방지 및 복잡한 예약 과정을 줄여 객실 예약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입니다. 세부적으로 △호텔 플러스와 △펜션 플러스도 있죠. △호텔 숙박업체의 운영을 책임지는 PMS(객실관리시스템)도 강점입니다."

Q. 최근 카카오와도 협업을 했습니다.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호텔·숙박업주를 게스트와 직접 연결(D2C)하고 있습니다. 호텔·숙박업주들은 수수료를 줄일 수 있죠. 2021년 국내 최초로 구글 호텔과 제휴를 했고, 올해 2분기 카카오를 통해 더 많은 채널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Q. 국내외 호스피탈리티 시장 규모는 어느정도로 예상 하시고 계신가요.
"대략적으로 국내는 20조~30조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200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죠."



Q 글로벌 진출을 노린다고요.
"전세계 1위 PMS기업 오라클사를 이용하던 호텔도 최근 온다로 갈아탔습니다. 첫번째 타깃은 동남아 지역입니다. 온다의 서비스를 통해 한국에서 가장 많은 숙박업소를 가장 많은 플랫폼에 제공하는 기업과 시너지를 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일본 유럽 중동 등 호텔들과도 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숙박 매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을 도울 계획입니다."

Q. 해외 대형 호텔체인들이 왜 온다를 선택하나요.
"IT를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은행입니다. 하지만 일찍 기술을 도입한 결과 기존 기술에 안주하다보니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했죠. 1위 기업들이 오래된 기술을 통해 시장에 먼저 자리를 잡았지만, 그로 인한 고객들의 불편과 불만도 커져 갔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온다의 클라우드 기술이 혁신적인 기술로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해외 여행업체에 빼앗긴 외화 확보도 충분히 가능해지죠."

Q. 지금까지 실적은 어떻게 되나요.
"2022년 거래액은 2000억원을 넘었습니다. 7년간 누적 거래액 4500억원을 돌파했죠. 매출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금액은 315억원을 받았습니다."


Q. 전세계 호텔들이 디지털 전환이 화두입니다.
"호텔 인력 채용에 대한 고민이 큽니다. 전세계에서 호텔로 젊은 인력이 유입이 안되고 있습니다. 호스피탈리티 기업은 크게 3가지의 강점이 있습니다. △매출 증대 △비용 절감 △고객경험 제공입니다. 숙소 판매 솔루션을 통해 40여개 채널에 한번에 제공하니 매출이 오르고, 많은 사람이 하던 일을 줄일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됩니다. 키오스크나 앱 체크인 기능을 통해 인력을 효율화 하면서 호텔들은 고객 서비스에만 집중이 가능해져 고객경험을 제공 가능하죠."

Q. 앞으로 사업 비전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종적인 비전은 모든 사람들이 숙박업을 운영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 입니다. 부동산은 점점 숙박과 거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거주하던 공간을 빌려 줄 수 있게 만들면 집을 소유할 필요가 사라질 것입니다. 꼭 집을 사야하는 시대가 아닌 유연한 숙박 형태가 보편화된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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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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