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살 단서가 없고 6쪽 분량의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뤄 극단적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14개월 새 벌써 다섯 번째 반복되는 일이다 보니 석연치 않은 느낌도 만만찮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유한기 전 본부장·김문기 전 처장,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법인카드 유용사건 참고인 등 앞선 네 명 때처럼 ‘왜’라는 궁금증이 커진다. 전씨는 유서에서 “이재명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지요”라고 썼다고 한다. 최측근의 마지막 조언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증폭시킨다.
다섯 번째 죽음 못지않게 놀라운 건 이 대표 반응이다. 가슴 아픈 비극을 접하고도 어제 당내 행사에 참석한 이 대표는 “나 때문에 죽었느냐” “탈탈 털어대니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견디겠느냐”는 허황한 말을 되풀이했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이 대표는 “없는 사실을 조작하니 빠져나갈 길이 없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도 했다. 너무 비상식적 설명이다. 핵심 측근 두어 명을 제외한 사건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이 대표의 범죄적 행위를 증언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자신의 처벌을 각오하고 대선 경선자금 수수 사실을 실토했다. 합리적인 해명 없이 무작정 ‘조작’이라며 핏대만 세운다고 누가 공감하겠나. 조작이 있다면 친야 성향 ‘김명수 사법부’에서 인정해 줄 리도 없다. 막장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죽음의 정치’를 이젠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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