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도 베를린의 수영장에서 여성 상반신 노출이 허용된다.
워싱턴포스트(WP),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베를린시 내 수영장을 관할하는 기관인 베를리너 바더베트리베(BBB)는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남녀 모두에게 '탑리스(topless·상의 탈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규정에는 수영장에 성별에 따른 규칙이 따로 없다. 반소매·비키니·이슬람교도를 위한 부르키니 등이 착용 가능하고, 누가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는 명시돼있지 않다.
이에 따라 여성들은 가슴을 가리지 않은 채 수영을 해도 되고, 일광욕을 즐겨도 된다. 새 규정은 실내와 실외 수영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베를린시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해 12월, 30대 여성 A씨가 수영장에서 상의를 벗고 수영하다가 쫓겨난 사건이 발단이 됐다.
당시 A씨는 이 사실을 베를린시 산하 '평등 대우를 위한 사무소'에 신고했고, A씨의 민원이 접수되자 행정 민원을 감시·감독하는 '옴부즈맨 센터'가 즉각 사태 파악에 나섰다.
A씨는 "여성에게 남성과 다른 옷차림을 요구하는 건 차별이다. 수영장 운영방침에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수영복을 착용하라'고만 돼 있을 뿐, '성별에 따라 옷을 달리 입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여성 수영복은 통상 가슴을 가리도록 하기 때문에 여성의 주장이 과하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옴부즈맨 센터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수영복은 일상생활에서 입는 옷과 구분하려고 만든 용어이지, '상체를 가리라'는 뜻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이 차별적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독일은 베를린 외 다른 시에서도 상의 탈의 수영복을 광범위하게 허용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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