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 야구 대표팀이 세미 프로 선수가 주축인 체코를 상대로 찜찜한 승리를 거뒀다. 이번 경기도 부실한 마운드가 문제였다.
한국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체코와 WBC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7-3으로 승리했다. 승패가 동률일 때 승자승 다음으로 ‘실점률’을 보는 이번 대회 규정상 ‘경우의 수’를 따질 때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선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한국의 8강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0%’는 아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이날 체코를 상대로 점수를 내주지 말았어야 했다. 그러나 앞서 호주와 일본전에서 21실점을 한 한국 마운드는 이번에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출발은 좋았다. 일본전에 ‘소방수’로 나와 콜드게임 패를 막았던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해 4와 3분의 1이닝을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두 번째 마운드에 오른 곽빈(두산 베어스)이 7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세 번째 투수 정철원(두산)이 2루타를 맞으며 주자 2명에게 홈 플레이트를 허락했다. 8회에는 고영표(kt wiz)와 김원중(롯데)이 피안타 2개에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등판한 이용찬(NC 다이노스)이 폭투를 범하면서 한국은 세 번째 실점을 했다.
타선이 그나마 제 몫을 해준 게 위안거리였다. 지난 2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치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이날 두 개의 솔로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회말에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 체코 선발투수 루카시 에르콜리의 시속 111㎞ 커브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겼다. 7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 7-2로 앞서가는 쐐기점을 뽑아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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