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예배에 참석해 "최고위에 가서 목사님이 원하시는 걸 관철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기현 대표의 평소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도 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 최고위원은 3·8 전당대회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수석최고위원이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전 목사의 주일예배에서 '내가 200석 만들어 주면 당에서 나한테 뭐 해 줄 거냐'는 전 목사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영웅 칭호를 주겠다"고 했지만, 전 목사가 "난 영웅 칭호 별로고, 구체적으로"라고 하자 이같이 답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의 대답에 전 목사는 매우 흡족해하며 웃었고, 장내에서는 예배 참석자들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또 김기현 대표의 평소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한 모습도 포착됐다. 바로 '5·18 정신의 헌법 수록'과 관련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18일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질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매우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당의 의견을 한 번 수렴해볼 때가 됐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전 목사는 이날 "김기현 장로를 우리가 이번에 밀었는데, 헌법 정신에 5·18 정신을 넣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 전라도는 영원히 (득표율) 10%"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은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전 목사가 "그냥 전라도에 립서비스하려고 한 것 아니냐"고 하자 "표 얻으려고 하면 조상 묘도 파는 게 정치인 아니냐"고 발언했다.
김 대표의 과거 발언이 표를 얻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 일각에서는 김 최고위원의 해당 발언을 두고 이날 양친 산소가 훼손됐다고 주장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풀이대로라면 이 대표가 표를 얻기 위해 스스로 부모의 묘를 훼손했다는 게 김 최고위원의 주장이 된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의 해당 발언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 내용을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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