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이 오신다.”
‘K바이오 대표주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복귀한다. 지난 3일 셀트리온그룹은 공시를 통해 서 명예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이사회 공동의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3형제’로 불리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이 오는 28일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이 안건을 최종 확정하면 서 명예회장은 2년 만에 다시 그룹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셀트리온 경영진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위기 극복과 미래 전략 재정비를 위해 창업주인 서 명예회장의 한시적 복귀를 강력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3일 4.80% 올랐다. 같은 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7.05% 상승했고, 셀트리온제약은 15.58% 급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셀트리온의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5106억원(전년 동기 대비 15.4% 하락), 영업이익은 1006억원(전년 동기 대비 50.2% 하락)으로 추정치를 밑돌았다”고 했다. 하지만 “실적 부진은 일회성 비용 발생과 코로나 진단키트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충당금 약 500억원이 반영된 결과”라며 “유플라이마(CT-P17·자가면역질환치료제)가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7월 미국에 출시되는 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올해 매출은 2조4860억원, 영업이익은 7470억원으로 전망했다. 유플라이마는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연간 매출 약 27조원)인 휴미라의 특허 만료로 셀트리온이 내놓는 신제품이다. 글로벌 점유율 5%만 차지해도 연매출 1조원이 예상된다.
DS투자증권은 “셀트리온 주가는 2020년 12월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주가 하락 요인은 유플라이마 FDA 품목허가 지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플라이마는 FDA 해외 DP(완제) 제조소 실사 과정에서 지적 사항이 발견돼 허가가 늦어졌으나, 이는 자발적 시정 조치를 요청하는 VAI(Voluntary Action Indicated) 등급으로 확
인됐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해당 등급은 추가적인 FDA 실사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유플라이마는 예정된 출시일에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목표주가는 20만5000원을 제시했다. 19일 기준 10개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21만6000원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해 사업 계획을 묻는 질문에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 6개 바이오의약품에 이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1,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CT-P47 등 5개의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창립 이후 최다 바이오시밀러 품목 허가 신청으로 중장기적 매출 상승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셀트리온 3형제’ 합병 시기를 묻는 질문엔 “3사 합병 절차는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정확한 일정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주주들을 위해서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2월 500억원 규모 완료)해 매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증권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 주가는 바닥에 근접한 것 같다”며 “2차전지株, 로봇株, 챗GPT株 등으로 붙었던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 코스닥시장 한 축을 담당하는 제약·바이오株에도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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