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중견기업 퍼스텍의 손경석 대표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중견·중소 방산기업이 겪고 있는 현실을 전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 연구개발(R&D) 인력 20명을 채용하려고 했는데 결국 10여명만 뽑을 수밖에 없었다. 기대했던 수준의 인력들이 충분히 지원을 하지 않아서다.
퍼스텍은 경기도 성남 분당 후성그룹 사옥에 분당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R&D 등 대부분 인력은 창원 본사에 있다. 손 대표는 “연봉이 안 맞고, 지방이라는 핸디캡 때문에 우수 인재를 뽑는데 한계가 있어서 고민스러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비단 퍼스텍만의 얘기가 아니다. 방위산업 관련 기업만 2500개가 몰려 있는데 대부분 공통적으로 느끼는 위기다.
수도권 인력 쏠림 현상이 방위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은 성남 판교에 R&D센터를 열고 우수 인재 유치 확보전에 나섰다. 하지만 경남 창원과 부산 등에 연고를 둔 중견·중소기업들은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수도권과 이원화하기에는 규모가 크지 않아 부담스럽고, 무조건 이전하기엔 기존 인력들의 터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손 대표는 병역특례 활성화와 군 출신 재취업 등 제도개선이 절실하다고 했다. 손 대표는 “엔지니어들이 3~5년 근무하다보면 사명감도 생기고 자기 기술이 발전되는게 보인다”며 “그러면 큰 그림을 그려서 사명감을 갖고 이 일을 해보겠다는 비전이 생긴다. 그런 사람이 오래 근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 출신의 재취업 문제에 대해서는 “풀어주면 활용할 수 가치가 있는데 너무 방산 관련 로비에 대한 비리 온상인 것처럼 색안경을 쓰고 있다”며 “세금으로 키운 아까운 인재들을 업체들이 활용 못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제도가 개선돼 국가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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