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는 B2B(기업 간 거래) 업종으로 분류된다. 주문한 물건을 받는 사람은 소비자이지만 어떤 택배사를 통해 상품을 배송할지 결정하는 주체는 대개 판매사 또는 유통사이기 때문이다. 그간 택배업체들이 일반 소비자를 공략하는 마케팅과 브랜드 가치 개선 노력에 상대적으로 힘을 덜 쏟은 이유다.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은 이런 관행을 깨고 강력한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e커머스 시장에서 상품 구매처를 선택할 때 가격 경쟁력만큼이나 서비스 품질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다.
CJ대한통운은 국내 택배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한 1위 사업자이지만 자체 배송 브랜드가 없었다. 소비자로선 CJ대한통운의 서비스나 우체국, 한진 등 경쟁사 서비스 모두 똑같은 택배였다.
반면 e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쿠팡과 컬리 등은 이미 각자의 배송 브랜드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쿠팡의 ‘로켓배송’, 컬리의 ‘샛별배송’이 그런 사례다. “로켓배송이란 브랜드에 끌려 쿠팡을 쓴다”는 소비자도 늘어났다.
CJ대한통운은 2021년부터 통합 배송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해 2년여 만에 오네를 선보였다. 이 프로젝트는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의 역점 사업이다.
강 대표는 CJ제일제당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 대표이사까지 지내는 등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택배도 일반 소비재처럼 대중과 친숙해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알뜰택배는 CU의 전국 점포를 활용한 택배 서비스다. 점포가 배송 거점 역할을, 물류센터와 점포를 오가는 배송 차량이 택배를 옮기는 역할을 맡는다.
일반 택배보다 배송이 조금 느린 대신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게 특징이다. CU는 알뜰택배로 이름을 바꾸면서 물류센터에 자동화 분류 설비를 도입해 배송 속도를 끌어올렸다.
편의점 택배는 B2C보다 C2C(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 만큼 CU는 일반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편의점의 주요 마케팅 전략 중 하나인 ‘2+1’ 행사를 알뜰택배에도 적용했다.
다음달 말까지 택배 두 건을 보내면 한 건을 무료로 보낼 수 있는 쿠폰을 준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중고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소비자끼리 중고품을 택배로 주고받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일반 택배보다 저렴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무기로 이 물량을 잡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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