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를 맞은 14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충격에 국내 증시가 파란불로 번지고 있다. 반면 금, 가상자산 등 다른 자산은 치솟고 있다. 관련주도 상승세다. 금융시장 내 불안감이 고조되자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 속도를 한템포 늦출 거란 기대감과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점이 관련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11시 27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44.82포인트(1.86%) 내린 2365.78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2.55% 하락하고 있다. 양 시장 모두 개인들만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들은 3798억원 사들이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401억원, 593억원어치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일제히 파란불을 켰다. 삼성전자(-1.33%)는 이날 1% 넘게 하락해 5만원대로 후퇴했다. 또다른 반도체 대장주 SK하이닉스(-2.85%)는 3% 가까이 급락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2.31%), 삼성SDI(-2.85%), LG화학(-1.81%) 등 2차전지 관련주도 크게 내리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선 에코프로(2.9%)와 에스엠(0.8%) 외 대부분 종목이 내리고 있다. 이들 종목도 장초반 크게 오르다 오름폭을 축소하고 있다.
반면 이같은 하락장 속 가상자산과 금 관련주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같은 시간 비덴트(8.75%), SCI평가정보(5.65%), 우리기술투자(3.64%) 등 가상자산 관련주는 상승세를 띄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주의 상승세는 SVB 사태발(發) 금융시장 불안이 오히려 Fed의 긴축 고삐를 늦추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퍼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정보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만4432달러로 24시간 전보다 9.11% 올랐다.
비덴트는 빗썸홀딩스(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대주주)의 최대주주다. SCI평가정보는 가상자산 환전과 중개업을 위해 2017년 에스코인주식회사를 설립, 그해 말 가상자산 거래소 에스코인을 열어 가상자산 관련주로 분류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시간 금 관련주인 엘컴텍은 전장보다 20% 넘게 급등하고 있다. 아이티센(4.41%)도 4%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엘컴텍은 몽골 현지에서 금이 매장된 광구 탐사권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티센은 한국금거래소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금 관련주로 묶인다. 이날 금 관련주의 전반적인 강세는 SVB 사태로 인해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금 시세가 상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금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2.6% 올라 온스당 1916.50달러를 기록했다. 금현물은 2.44% 뛰어 온스당 1921.63달러를 나타냈다. 2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값도 6% 넘게 올랐고 백금 4%, 팔라듐 7%씩 뛰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