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2일 잠수함순항미사일(SLCM)을 발사한 지 이틀 만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쐈다.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훈련이 본격화되면서 북한의 '맞대응' 도발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오는 16~17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대규모 추가 도발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41분과 7시51분 황해남도 장연 일대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포착했다. 이 SRBM은 약 620㎞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연에서 620㎞ 거리면 한반도 전역은 물론 제주도와 독도까지 타격권에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쏜 SRBM이 비행거리 등에 비춰볼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무력도발은 FS 개시 전날인 지난 12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의 잠수함에서 잠수함순항미사일(SLCM) 두 발을 발사한 지 이틀 만이다. 합참은 "오늘 북한의 발사 동향을 사전에 파악해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면서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미국의 정찰기들이 잇따라 동해와 서해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항공 항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 등에 따르면 일본 가데나 미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는 RC-135U '컴뱃센트' 정찰기가 이날 오전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 컴뱃센트는 수백㎞ 밖 지상·해상·공중에서 발신되는 각종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같은 날 또다른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도 이날 오전 가데나 기지를 떠나 동해 상공을 비행했다. 코브라볼은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발사된 미사일의 비행 궤적 등을 추적할 수 있다.
한·미가 오는 23일까지 이어지는 '프리덤실드' 훈련을 하고 있어, 이 기간 중 무력도발 수위를 계속 높여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북한이 오는 16~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대규모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엘렌 김 CSIS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문제 해결과 답답했던 양자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한일 정상회담을 망치기 위해 대규모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또 북한의 추가도발 관련해 그는 "신무기 실험에 정상각도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포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