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이 같은 신공항 배치 변경안을 공개했다. 지난해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제안된 해상 매립 방식 건설을 포기하고 공항이 섬과 바다에 걸치는 쪽으로 선회했다.
국토부는 기존 부지의 최대 수심이 30m에 달하는 데다 대규모 연약 지반(최대 심도 약 40m)을 매립하기 때문에 당초 계획안으로 신공항을 건설할 경우 사업 시간과 비용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덕도신공항은 지난해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총사업비가 13조7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예상 공사 기간은 9년8개월로 2035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했다. 국토부는 사업 방식 변경을 통해 건설 원가 상승분을 적용하면서도 총사업비는 유지하고 사업 기간은 단축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적기 개항을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부지를 육상과 해상에 걸쳐 배치하면 당장 매립량이 2억1000만㎥에서 9500만㎥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공항 터미널을 육상으로 옮기면 공사 기간은 추가로 27개월가량 단축된다. 사업 관리 방식도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변경된다.
기존 계획에서는 별도의 발주 방식 등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국토부는 이번 용역을 통해 단일공구 통합발주(턴키)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건설공단을 설립하고 종합사업관리(PgM) 방식까지 적용하면 최대 29개월까지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토부는 조기 보상 등을 통해 착공 시기도 기존 2025년 10월에서 2024년 12월로 10개월 앞당기기로 했다.
발표에 나선 정문경 한국지반공학회장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개최 이전에 가덕도신공항을 안전하게 개항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며 “턴키 방식으로 민간이 대규모 장비와 인력을 투입하고 신공법을 적용해 공기를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국토부가 제시한 사업 단축 방안은 법 개정이 필요하다. 조기 보상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은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종합사업관리 방식 역시 법적 근거가 없어 인천공항 4단계 사업 과정에서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국토부는 이 같은 지적에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문제가 없도록 충분히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부분 매립 방식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해상과 육지의 불균등침하(부동침하) 등 안전 문제에 대해선 “검토 결과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부산신항을 이용하는 선박의 안전도 고려해 공항을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육·해상에 걸쳐 있는 홍콩 첵랍콕공항에 적용된 연약지반처리 공법 적용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신공항이 건설되더라도 경제성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가덕도신공항은 지난해 경제성 평가에서 0.51~0.58을 기록했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산업단지를 배후로 뒀지만 항공 수요가 신공항 건설을 필요로 할 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국토부는 신공항 항공 물류 활성화를 위해 별도의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항 물류 활성화를 위한 정책연구가 오는 6월 완료되면 신공항 기본계획에 반영해 여객·물류 복합공항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박람회 개최 여부에 따라 공사 시기가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는 점도 변수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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