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필요한 K바이오…"쩐의 천국' 미국行

입력 2023-03-14 18:19   수정 2023-03-22 16:59

국내 상장 바이오벤처의 미국 자회사가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한다. 대규모 신약 개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바이오기업 상장 문턱이 높은 한국에서 눈을 돌려 대규모 자금 조달에 유리한 미국 증시 상장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바이오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엔케이맥스의 미국 자회사 엔케이젠바이오텍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해 우회 상장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엔케이젠바이오텍이 계획대로 상장에 성공하면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국내 첫 번째 바이오기업이 된다.

엔케이맥스는 우리 몸속 면역세포인 자연살해(NK) 세포를 활용해 항암제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한국과 미국 등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글로벌 임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는 임상시약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 증설 투자가 필요하다.

항암 세포치료제 임상에는 수백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생산도 까다롭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미국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상장을 추진하는 바이오벤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에 성공하면 자금 확보 뿐만 아니라 우수 인재 확보 등 장점이 많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K바이오’의 기술력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온 데다 미국 현지 제약·바이오 투자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도 미국 상장이 유리할 수 있다”며 “한국거래소의 높은 상장 기준도 바이오기업의 해외 상장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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