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15일 15: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수혜로 한창 성장세를 이어오던 홈퍼니싱 시장에 노란불이 켜졌다. 물가·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자 구매력 약화, 주택 거래 시장 부진, 기저효과 등 복합적 요인으로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2022년 겨우 마이너스 성장을 면한 것으로 추정된다.
홈퍼니싱 시장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은 상황이지만 온라인 침투율 상승, MZ세대로 소비자 확대, 기업 간 경쟁 심화 등 시장 내 다양한 구조적 변화가 관찰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시장 주도권을 갖기 위한 전략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홈퍼니싱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디지털 전략 강화하며 온라인 시장 확대에 대응
온라인 사이트를 둘러보며 ‘손품’ 팔아 가구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내구재인 가구는 예전엔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고 구매하는 형태가 보편적이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구매가 활성화되면서 가구 시장 내 온라인 침투율이 50% 수준으로 늘었다.
기존 오프라인을 통한 가구 구매가 온라인으로 일부 이전되는 흐름이 보이면서 홈퍼니싱·가구업계는 온·오프라인을 통합 운영해야 하는 과제를 맞닥뜨렸다.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기업들은 D2C(Direct-to-Customer) 기반 자사몰 구축, AR·VR, 3D 등 디지털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단순 기술 도입을 넘어 기술에 대한 투자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의 목표가 제품·서비스와 고객 구매 여정 간 효율적 연계를 통한 고객 경험 혁신에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기업들은 기술과 소비자, 비즈니스 방향성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진 디지털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취향 파편화에 맞춤형 토탈 솔루션·부분시공으로 대응
대부분의 경제활동을 집에서 해결하는 ‘홈코노미’는 이제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집의 용도가 주거에서 업무, 자기계발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고, 집 꾸미기에 대한 소비자들이 관심이 고조되면서 취향 또한 파편화되고 있다. 홈퍼니싱 플랫폼을 통해 인테리어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셀프 리모델링에 나서거나 시공이 필요한 공간별로 전문가를 찾아 직접 견적을 받은 뒤 부분시공을 의뢰하는 등 부지런한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라이프스타일이 다변화되고 공간에 취향을 반영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 전략에 기반한 홈퍼니싱 기업의 커스터마이징 솔루션 제공이 중요해지고 있다. 단기간 내 리모델링이 가능하다는 이점에 힘입어 거주·비거주 여부에 크게 상관없이 부분시공에 대한 수요가 최근 들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샘, 현대리바트, LX하우시스 등 홈퍼니싱·건자재업계 역시 주방·창호·욕실 등 공간 및 부문별 리모델링 상품으로 취향 파편화 트렌드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기업들은 성공적인 맞춤형 공간 컨설팅 및 커스터마이징 솔루션을 제공을 위해 고객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 주기에 대한 면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오늘날에는 주거 공간이 지니는 가치가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개개인의 니즈와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리모델링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이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밸류체인 전후방 부문으로 비즈니스 확장하며 주도적 입지 확보
밸류체인상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며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기존 국내 가구·홈퍼니싱 시장은 가구 제조·판매의 성격이 강했으나 최근 유통·패션·건자재·스타트업 등 다양한 업계에서 홈퍼니싱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뜨거워졌다.
특히 대형 유통 기업들은 중대형 홈퍼니싱·가구 기업 인수전에 뛰어들며 시장 지배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리바트를 산하에 둔 현대백화점그룹은 2018년 인테리어·건자재 분야의 현대L&C(구 한화L&C)를 인수한 데 이어 2021년 매트리스 전문 기업 지누스를 인수하는 등 리빙 포트폴리오 규모를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온라인 홈퍼니싱 시장 성장세에 플랫폼 중심 사업구조를 보유한 기업이 두각을 보이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하이엔드 가구 커머스뿐 아니라 인테리어 서비스 중개, 가구 풀필먼트 서비스, 3D 인테리어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퍼니싱·리모델링 플랫폼이 다수 생겨나며 VC(벤처캐피털) 투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관찰된다.
앞으로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분화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자사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두고 수평적·수직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홈퍼니싱이 아닌,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점유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 동시에 B2C 외 B2B로도 눈길을 돌려 수요처를 다변화하는 등 안정적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전략 마련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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