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최근 자본시장 내 부정거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테마성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기업 등에 대한 투자 유의를 당부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2022년 최근 3년간 부정거래 혐의 사례 총 55건이 적발됐다. 55건 가운데 최대주주 및 경영진이 관여한 내부자(기업사냥형·회사 관련자) 관련 부정거래가 45건(81.8%)으로 가장 많았다. 이중 실체가 불분명한 명목회사(조합) 등 인수인이 차입금·타인 자본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주가 부양 후 차익 실현하는 기업사냥형 부정거래가 36건, 회사 관련자의 부정거래가 9건을 차지했다. 나머지 10건은 : 유사투자자문업체(리딩방) 부정거래 5건, 기타 5건이었다.
부정거래가 발생한 기업 43개사(2건 중복)를 들여다본 결과 재무구조가 부실해 계속기업 존속 여부가 불확실한 기업이 많았다. 이들 기업의 최근 3년간 평균 영업손실은 58억원, 당기순손실은 183억원이었다. 43개사 가운데 20개사(46.5%)에선 최근 3년 내 자본잠식이 발생했다. 이중 완전 자본잠식에 처한 기업은 6곳이나 됐다.
또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다는 특징도 있었다. 43개사 최대주주의 평균 지분율은 14.1%로 상장사(2019~2021년 전체 상장사 기준) 평균인 39.4%보다 한참 낮았다. 39개사는 최대주주 변경도 잦았다. 2회 이상 변동된 종목이 26개로 절반 이상(60.5%)이었다.
바이오·블록체인·2차전지 등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테마성 신사업을 추가하는 한편,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과 유상증자 등을 통한 대규모 외부 자금 조달 결정을 반복적으로 공시하기도 했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이력이 있거나 횡령·배임 발생,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계속기업으로서 지속가능성이 의심되는 기업도 대거 발견됐다.
거래소는 기업 부실화 징후나 부정거래 패턴을 확인하면 적출하는 시스템을 2021년 4월 도입해 운영 중이다. 기업공시, 주가 추이, 매매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부정거래 혐의 개연성 정도에 따라 3단계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거래소는 "최근 유사한 수법의 내부자 관련 부정거래(기업사냥형·회사관련자 유형)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해당 종목에서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인해 장기간 매매거래 정지 또는 상장폐지 되는 사례가 빈번한 만큼 투자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안내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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