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이 친형 부부의 '62억 횡령' 혐의에 관한 재판에 증인으로 직접 출석해 울분을 토했다.
15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 11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수홍의 친형 박모씨(55) 부부에 대한 4차 공판을 진행했다.
박수홍은 증인으로 참석해 "30년이 넘게 일했는데 내 통장에 3380만원 남아있더라"라며 "물리적으로 전세 보증금을 낼 돈이 없어서 결국 급하게 보험을 해지하고 급하게 전세금을 냈다"고 토로했다.
검찰은 A 기획사와 B 기획사의 법인카드를 박 씨 부부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보고, 박 씨 아내가 자주 방문했던 백화점의 상품권과 고급 휘트니스 센터 결재 내역, 박 씨 부부 자녀가 다닌 것으로 추정되는 태권도, 미술 학원의 사용명세를 증거로 제출됐다.
박수홍은 "나는 상품권을 구매해본 적도 없고 어떻게 뽑아야 하는지도 몰랐다"며 "밤낮으로 스케줄이 있어서 학원에 갈 시간도 없고, 상품권을 만들어서 방송 관계자 등에 돌리며 로비를 할 수 없는 32년 차 연예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벌어오는 방송 출연료 등이 입금되는 통장 자체를 (이들 부부에게) 맡기고, 자산 전체를 관리하도록 하면서 '믿을 만한 사람들이니 당연히 내 자산을 잘 불려주고 잘 운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라 믿었고, 개인 자산으로 돌려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박수홍의 이같은 주장에 피고인들은 연신 고개를 내저으며 동의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판이 끝난 자리에서 박 씨 부부 측 변호인은 한경닷컴에 "피고인은 박수홍 씨가 하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고 싶진 않기 때문에, 어떠한 입장도 표명할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박수홍 친형 박 씨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면서 총 61억 7000만 원에 달하는 회삿돈과 박수홍의 출연료 등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 됐다. 그의 아내는 일부 횡령 가담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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