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은 울산을 정치적 기반으로 둔 정치인이다. 2002년 울산시 중구의원에 당선된 뒤 중구청장(재선)을 거쳐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초선임에도 정치 경력만 보면 20년이 넘는다. 지방 의회와 행정을 두루 경험한 만큼 정무 감각과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한 초선의원은 “박 의원은 과제가 주어지면 어떻게든 결과물을 가져온다”며 “성과를 두고 티를 내지 않다 보니 윗선에서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대 강점은 조직 동원력이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 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맡아 전국 당원협의회를 돌며 표심을 관리했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조직 지원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박 의원의 조직 동원력은 당내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라며 “여러 선거에서 울산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김 대표 당선에 ‘1등 공신’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과도 막역한 사이로 꼽힌다. 울산 중구청장이던 2014년부터 당시 대구고등검찰청에 있던 윤 대통령과 친분을 맺어왔다. 박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식성과 성격이 비슷해 통하는 점이 많아 금세 친해졌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대선 직후 이준석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은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당시 박 의원은 비서실장직을 수행하며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다. 한 초선의원은 “윤 대통령이 주요 현안을 놓고 박 의원과 자주 통화하는 것으로 안다”며 “친화력이 좋아 초선 모임이나 활동을 직접 주도한다”고 전했다.
당내에선 박 의원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13일 전략기획부총장에 임명됐다. 전략기획부총장은 원내외 전략을 짜고 사무총장을 도와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자리다. 이 때문에 여권에선 “박 의원이 이철규 사무총장과 ‘공천 물갈이’를 주도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전략기획부총장은 당 전략, 최고위원회 안건 등을 담당하는 부총장직 중 최고 요직”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당과 대통령실에서 박 의원에게 주요 임무를 맡기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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