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가 최근 기관투자자들에게 송부한 KT 의결권 보고서는 KT 이사회에서 제안한 14개 안건(이사 각각에 대한 안건 포함) 중 스스로 사외이사 후보에서 사퇴한 임승태 후보 안을 제외한 13개 안건 전부에 대하여 '찬성(FOR)'으로 제안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으로 비롯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보고서 앞머리에서 상세히 언급하였으나 이와 관련하여 "특별한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적었다. 다만 "최고경영자(CEO)와 전 경영진이 이 문제에 연루된 것은 내부통제 부족을 뜻할 수 있으므로 (중략) 향후 지켜볼 것"이라고만 밝혔다.
글래스루이스는 사내이사 후보로 제안된 사내이사 서창석, 송경민은 물론이고 강충구 현 이사회 의장과 여은정 사외이사, 표현명 사외이사 등 현 이사회 구성원 3명을 재선임하는 안에 대해서도 '찬성'을 주문했다. 강충구 의장과 여은정 이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도 마찬가지로 찬성했다.
최근 정부의 압박이나 차기 후보 선임 과정에서의 혼란에 관해 글래스루이스 보고서는 특별히 거론하지 않았다.
글래스루이스와 같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의 보고서도 곧 나올 예정이다. 서로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별개의 회사지만 비슷한 근거에 따라 판단하는 만큼 글래스루이스와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그러나 외국인 주주들이나 소액주주들이 KT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다 해도 향후 KT를 둘러싼 혼란이 잦아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KT 이사회가 정부와 힘겨루기하듯이 던진 현 이사진 재선임 및 윤경림 대표이사 후보 안에 대하여 대통령실 안팎에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어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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