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한 여성이 예비 신랑과 종교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랑이와 종교 문제 어떻게 해결하시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난 천주교, 예비 신랑은 기독교로 둘 다 모태신앙"이라고 밝히고는 "언젠가는 부딪힐 날이 올 거라 생각해서 연애할 때도 최대한 종교 이야기는 입에 담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고 한다. 예비 신랑 측에서 결혼 후 A씨 역시 교회에 다니기를 원한 것. A씨는 "각자 성당과 교회에 따로 가면 되지 않냐고 했는데 은근히 같이 다니면 좋겠다고 눈치를 준다"고 말했다.
특히 십일조 문제로 갈등이 커졌다고. A씨는 "가장 이해가 안 갔던 부분"이라며 "기독교에 대해 잘 몰라서 물어보니 수입의 10분의 1을 헌금으로 내는 거라고 하더라. 예비 신랑이 본인 수입과 내 수입을 합친 돈에서 십일조를 내고 싶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실 난 독실한 신자도 아니고 종교적 믿음이 강하지 않아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십일조를 진짜 그렇게 많이 내야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예비 신랑이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께 말씀드리니 당장 파혼하라며 노발대발하시는데 상견례까지 마친 상태라 너무 막막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왜 상대의 종교를 인정 안 하고 강요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부모님 말씀을 따르라", "종교 마찰 안고 시작한 이들 중 성공한 결혼 못 봤다", "종교는 경제적인 문제만큼 복잡하고 큰 부분이다", "종교는 세계관이다. 단순히 서로 다르다는 문제가 아닌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인식하느냐의 차이다. 즉 매우 큰 차이" 등의 댓글을 남겼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재혼 전문 결혼정보업체 온리-유가 지난달 결혼 희망 미혼남녀 536명(남녀 각각 2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혼남녀들은 부부 사이에서 '종교관'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부부간에 어떤 차이가 크면 결혼생활에서 갈등이 심할까?'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성적 취향(남성 31.3%, 여성 26.9%)', '경제 관념(남성 27.2%, 여성 33.2%)'에 이어 '종교관(남녀 각 18.3%)'을 3위로 꼽았다.
연인과의 대화에서도 종교 이야기는 달갑지 않은 주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인과의 대화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주제를 묻는 다른 설문조사에서 여성은 '정치 및 종교'(46.7%)가 1위를 차지했다. 남성도 '과거 연애사'(40%)에 이어 '정치 및 종교'(34%)가 2위를 기록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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