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IPTV)를 비롯한 유료방송업계가 자사 플랫폼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속속 들이고 있다. OTT와 각을 세워 콘텐츠 출혈 경쟁을 하는 대신 여러 OTT를 모은 통합 서비스로 이용자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16일 LG유플러스는 IPTV ‘유플러스TV’에서 OTT ‘티빙’을 바로 볼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편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작년 실시간 IPTV 방송과 OTT, 주문형 비디오(VOD) 등을 한 플랫폼 안에서 볼 수 있게 하는 ‘OTT TV’ 플랫폼을 내놨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 국내외 OTT 서비스를 들이고 각 OTT를 아울러 통합 검색, 빅데이터 기반 콘텐츠 추천 등을 해주는 게 특징이다.
이번에 추가한 티빙은 국내 OTT 중 사용자가 가장 많은 서비스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74만명이다.
새 요금제도 내놨다. 유플러스TV와 티빙을 붙인 결합요금제 두 종류(월 2만7000원·3만원), 기존 IPTV 요금제에 부가서비스 형식으로 티빙 구독을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두 종류(월1만900원·1만3900원)이다. 요금제 가격은 콘텐츠 제공 화질과 동시시청 제한 수 등에 따라 차등을 뒀다.
KT는 지난 5일 자사 IPTV ‘지니TV’ 플랫폼에 티빙을 포함시킨 뒤 결합요금제를 출시했다. 두 종류로 각각 2만5300원·2만8300원이다. 국내 IPTV가 자체 플랫폼에 티빙 서비스를 들인 첫 사례였다.
케이블TV 기업 딜라이브는 OTT 통합 셋톱박스인 ‘딜라이브 OTT'v’에 제휴 OTT를 늘리고 있다. 작년말까지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과 손을 잡았다.
이같은 ‘OTT 품기’ 경쟁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시청자들이 여러 OTT를 구독하는 경향이 늘고 있어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에 따르면 유료 OTT 이용자 중 60% 이상이 OTT 두 개 이상을 본다.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려 거액을 쏟아붓는 대신 서비스를 모아주는 플랫폼 방식으로 시장 영향력을 늘릴 수도 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IPTV가 OTT 시청 접점이 되면 통신사가 방송, 통신, OTT를 결합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시청 UX(이용자경험) 개선과 OTT 제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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