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친한 사이라도 함부로 반말 등을 써서는 안 된다며 북한 표준어인 '평양문화어' 중심의 언어예절 준수를 주문했다. 당국이 사회 전반에서 언어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동지들 사이에 지켜야 할 언어예절' 제하 6면 기사에서 "언어예절을 지키기 위하여서는 높이는 말을 잘 가려쓰며 반말을 하거나 난잡한 롱말(농담)을 하는 현상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일부 사람들 속에서 오래전부터 알고 또 친한 사이라고 하여 윗사람과 대화할 때 맺음토를 모호하게 붙이는 현상이 있다"며 "또 윗사람은 나이가 자기보다 어리다고 또 직무상 하급이라고 하여 이름을 망탕(마구) 부르거나 '야', '자' 하는 식으로 대하는 현상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본인이) 상급이라고 하여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반말하는 현상도 있다"며 "이 모든 것은 자신의 인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비도덕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언어사용을 위해선 "평양문화어의 특성을 살려 맺음말과 억양, 발음 속도 등 여러 요소를 잘 지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은 지난 1월 17∼18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하고 남한말을 비롯한 외국식 말투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입수해 보도한 '새로 채택된 평양문화어보호법의 요구를 잘 알고 철저히 지켜나갈 데 대하여' 문건에 따르면 이 법에는 남한말을 쓰면 6년 이상의 징역형, 남한말투를 가르치면 최고 사형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망오락(네트워크 게임) 같은 것을 하면서 괴뢰 말투로 된 가명을 쓰는 행위가 나타나게 하였을 경우 책임있는 자에게 3개월 이상의 무보수 로동 처벌을 준다'는 조항도 있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