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으로 증시가 어려웠던 지난해에도 증권가에서는 수십억원대 고액 연봉자들이 쏟아졌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업계 '연봉 킹'은 51억1300만원의 보수를 받은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었다. 이날까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공개한 교보·다올·대신·메리츠·미래에셋·부국·삼성·유안타·유진·하나·한양·한화·현대차·BNK·NH투자 등 15개 증권사를 집계한 결과다. 신한투자·KB·키움·한국투자증권은 아직 사업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 회장의 보수는 2018년부터 이연된 성과급과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2021년 산정한 성과보수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보수를 보면 최 회장에 이어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37억100만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24억7500만원),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19억3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오너 일가 중에서는 대신파이낸스그룹 3세인 양홍석 대신그룹 부회장(39억9300만원)의 보수가 가장 많았다.
성과와 보상을 중시하는 업계 특성상 CEO보다 많은 돈을 번 임직원도 많았다. 메리츠증권에서는 안재완 전 자산운용총괄본부 전무가 46억5813만원을 받아 최희문 부회장을 앞질렀다. 삼성증권에서는 강정구 영업지점장(36억9400만원)이 장석훈 사장의 두 배에 가까운 보수를 수령했다. 강 지점장은 2020년부터 4년 내리 삼성증권 전체 임직원 중 연봉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정영채 사장과 거의 비슷한 보상을 돌려줬다. PB강남센터 소속 이충한 부장(23억1000만원)과 PB강북센터 소속 서재영 상무대우(21억7900만원)는 자산관리 성과를 인정받아 20억원대 연봉을 받게 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채권 손실 등에도 불구하고 투자은행(IB) 임직원들은 두둑한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준 부국증권 부사장(IB사업부문 대표)는 지난해 36억9200만원을 수령했다. 오동진 유진증권 이사대우(IB부문 대체투자팀장)은 35억7700만원, 안재우 BNK투자증권 부동산투자본부 상무가 32억5100만원을 각각 받았다. 김기형 메리츠증권 기업금융사업부문장, 여은석 메리츠증권 프로젝트금융사업총괄본부장 등도 작년에 30억원대 보수를 받았다. 이원병 다올투자증권 IB투자실 상무는 퇴직금을 포함해 29억4000만원을 받았고, 최용석 한화증권 부사장(IB본부장)은 27억8800만원, 이종석 유안타증권 리테일 전담 이사는 26억1900만원, 장호석 다올투자증권 부사장(IB부문 대표)가 25억75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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