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로켓 누리호의 세 번째 발사 예정일이 오는 5월 10일로 잡혔다. 위성모사체(모형)나 성능검증 위성이 아닌 지구 관측 목적의 실용위성을 궤도에 투입하는 첫 발사가 될 전망이다.
17일 한국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호기(KSLV-Ⅱ FM3) 발사 예정일을 2023년 5월 10일로 명시한 ‘우주발사체 발사 허가 신청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지난달 3일 제출했다.
우주발사체 발사 허가 신청서에는 누리호 3호기 발사 예정일 외에 △사용 목적 △탑재체 용도 △발사체 제작자 및 제작 연도 등이 기재됐다. 과기정통부는 함께 제출된 발사계획서를 심사해 조만간 누리호 3호기 발사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누리호 3호기의 가장 주요한 목적은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기(사진)’ 궤도 투입이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기는 2018년 12월 미국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으로 발사된 차세대 소형위성 1호기의 후속 모델이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사업비 240억원을 투입해 작년 10월 제작 완료했다.
총중량 170㎏, 안테나 전개 시 전체 길이 5.2m의 차세대 소형위성 2호기는 고도 550㎞ 궤도를 2년간 돌면서 지상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국산 기술로 제작한 소형영상레이더(SAR)를 운용한다. SAR은 빛과 구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악천후에도 주야간 지상 관측이 가능하다. 최대 해상도는 5m, 관측 폭은 40㎞에 달한다.
군집위성 ‘도요샛(SNIPE)’ 궤도 투입도 누리호 3차 발사의 주요 임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제작한 도요샛은 중량 10㎏, 6U(10×20×30㎝) 나노위성 4기로 이뤄졌다. 도요샛은 고도 500㎞ 궤도에서 각 10~100㎞가량 거리를 두고 종·횡 편대 비행한다. 지구 근처 플라즈마 현상(오로라) 등을 관측한다. 도요샛은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타고 작년 상반기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최근 누리호 3차 발사 탑재체로 변경됐다.
누리호 3호기에는 우주 스타트업이 제작한 큐브위성 3기도 함께 탑재된다. 스타트업 져스텍이 만든 큐브위성은 우주 영상 획득 및 자세제어 시스템 검증 임무를 수행한다. 루미르의 큐브위성은 한반도 연근해 적조 현상과 하천 녹조 현상 등 수질을 관측한다. 카이로스페이스의 큐브위성은 우주쓰레기 경감 기술 등을 실증한다.
누리호 3호기의 또 다른 특징은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이다. 한화에어로는 항우연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고 누리호 3호기 제작 및 조립, 구성품 제작 기업에 대한 총괄 관리를 항우연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한화에어로는 1t 이상의 실용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이 될 전망이다. 2027년까지 이어지는 누리호 4·5·6호기 제작 및 발사도 항우연과 함께 한화에어로가 수행할 계획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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