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에 붙은 '크로스오버', 세단 지위 빼앗는다

입력 2023-03-21 12:40   수정 2023-03-21 12:41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CUV로 차종 바꿔 출시

 크로스오버카(CUV)의 인기가 늘고 있다. 다재다능한 차체를 앞세워 그간 인기를 누렸던 세단의 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 완성차 업계에선 이런 흐름을 감안해 차명을 유지하면서 차종을 CUV로 변경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출시가 임박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쿠페형 SUV 스타일을 갖추고 체격을 키우면서 차명에 '크로스오버'를 추가했다. 트랙스는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한 제품으로 꼽힌다. 2013년 출시 이후 트랙스 이름으로만 글로벌 시장에 누적 100만대 이상 판매됐다. 섀시와 동력계를 공유하는 뷰익 앙코르, 오펠 모카 등의 형제차까지 더하면 300만대가 넘어간다.

 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새 차급에서 활약하는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완전히 바뀐 외관과 실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높아진 상품성과 CUV 성격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세단 라인업을 대체하는 엔트리 제품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토요타가 연내 국내 출시를 예고한 크라운 크로스오버도 세단의 이름을 이어받은 CUV다. 크라운은 일본에서 오랜 시간동안 고급 세단으로 이름을 떨쳐왔다. 그러나 16세대를 맞이하면서 토요타는 크라운의 크로스오버 전환을 선언했다. 토요타는 크라운 크로스오버와 함께 SUV 제품인 크라운 스포츠와 세단, 왜건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푸조 신형 408과 포드 머스탱 마하-E도 비슷한 케이스다. 상반기 내 국내 출시를 앞둔 푸조 408은 패스트백과 SUV를 결합한 스타일을 통해, 세단이었던 과거 제품과는 상반된 가치를 제시한다. 머스탱 마하-E는 포드의 머슬카 제품인 머스탱과 전기차를 상징하는 E를 붙여 명명했다. 머스탱의 디자인 정체성을 이어받긴 했지만, 5도어 CUV로 등장했다.

 이처럼 다양한 차종이 크로스오버로 집중되는 배경은 CUV의 주목도가 급상승 중이기 때문이다. CUV는 SUV의 다목적성과 세단의 안락함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는 평일에는 단거리 시내 주행, 주말에는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도 일치한다.

 CUV 신차가 기존 제품의 이름을 이어받는 이유는 또 있다. 새로운 차명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데에 많은 돈과 시간이 드는 까닭이다. 그러나 수십 년간 이어 온 자동차의 이름을 활용한다면, 제품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데다가 새 이름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CUV 세그먼트는 최근 라인업이 줄어들고 있는 세단의 빈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새 CUV들이 기존 세단 소비자들의 유입을 만들어내며, SUV의 뒤를 이을 인기 세그먼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고 전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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