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마포 소각장, 덴마크 아마게르 바케 같은 랜드마크로 조성"

입력 2023-03-21 11:15   수정 2023-03-21 11:45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 도심을 벗어난지 20분정도만에 거대한 인공 언덕과 스키슬로프가 눈에 띄었다. 덴마크 여왕궁에서 고작 2㎞ 떨어진 장소였다. 200m 거리에는 458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도 있었다.

아마게르 바케는 국토 대부분이 평지인 덴마크의 지리적 특성을 역발상으로 이용했다. 소각시설 지붕에 인공 언덕을 조성하고, 사계절 내내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아마게르 바케는 ‘코펜힐(Copenhill)’로 불리기도 한다.

아마게르 바케 안으로 들어가니 쓰레기 트럭이 들어오는 집하장에는 거대한 트럭들이 끊임없이 쓰레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덴마크 전역과 인근 국가에서 모인 쓰레기가 매일 1500t씩 들어온다고했다. 모인 쓰레기는 소각이 잘 되도록 섞는 과정을 거쳐 소각로로 들어갔다. 트럭이 모이는 집하장을 제외하곤 냄새도 많이 나지 않았다. 올레폴센 람볼사 본부장은 "음압 병실과 같은 방식으로 소각장 내부공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한다"며 "모인 내부 공기는 소각로에 필요한 산소를 제공하는데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소각 과정에서 생산된 열과 전력은 인근 지역에 판매된다. 쓰레기를 처리 비용과 열, 전력 판매 비용을 합치면 연간 약 3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소각시 발생한 오명물질의 정화다. 아마게르 바케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은 7.92ppm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과 유럽의 배출 기준을 모두 크게 밑돈다. 황산화물, 염화수소, 미세먼지 등도 기준치에 미치지 못한다. 람볼사 본부장은 "다양한 포집 과정을 통해 오염물질을 걸러낸다"며 "최종적으로 굴뚝으로 나가는 흰 연기는 수증기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마포구 상암동에 설치하려고 하는 자원회수시설을 아마게르 바케와 같은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날 아마게르 바케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곳은 덴마크 사람들의 자부심이고, 코펜하겐 시민들은 이에 대한 기대와 그리고 신뢰를 가지고 있다"며 "마포자원회수시설 역시 시민들이 사랑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아마게르 바케 건립 총괄 프로젝트를 담당한 에너지 기업 람볼과 운영사인 ARC관계자로부터 소각시설, 오염물질 배출 방지시설 등 친환경 시설에 대한 설명을 청취했다. 또 코펜힐 정상까지 오르며 스키장, 산책로 등 주민 편의시설을 꼼꼼히 확인했다. 건립을 준비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어떻게 대처하고 소통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서울시가 구상 중인 새로운 자원회수시설은 주요시설 및 진입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주민 편의시설이다.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가 선정한 상암동 후보지 일대는 남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좌우로는 하늘공원, 노을공원, 월드컵공원, 난지천공원이 위치해 주변의 환경적 장점을 살린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마게르 바케 방문 후 취재진과 만난 오 시장은 지하화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혔다. 주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100% 모두 지하화할수도 있고 50%나 80%만 할 수도 있다"며 "주민들이 그게 낫겠다하면 지상으로 올라올 수 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중으로 랜드마크 조성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추진해 기본 구상안을 마련할 예정으로, 후보지뿐 아니라 인근 공원 일대를 포함하는 마스터플랜을 준비한다. 현재 가동 중인 광역자원회수시설(마포, 강남, 노원, 양천)도 배출량 기준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지만, 4개 시설보다 최근에 지어진 아마게르 바케의 배출관리 기술의 장단점을 살펴보고 신규 시설에 최적의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주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소각장 연기가 주거지로 가지 않는 다는 점을 설명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상암동의 바람이 동서로 부는 만큼 연기가 한강으로 간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우리 사회가 저신뢰 사회다 보니 배출되는 물질들이 그렇게 건강에 유해성 없다고 말씀 드려도 안 믿으시는 경향이 있다”며 “주거지 쪽으로 바람이 잘 안부는게 사실인 만큼 이를 잘 설명하고 오해를 풀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자원회수시설과 신규 시설의 병존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 아마게르 바케는 신규시설 건립 3개월 만에 기존 시설을 모두 철거했다. 오 시장은 "쓰레기 발생량 바탕으로 계산을 해 9년 병존시키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몇년이라도 줄일 수 있는 길이 없는지 머리 맞대고 토론할 수 있는 주제"라고 강조했다.

코펜하겐=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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