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들으란듯…바이든, 우한연구소 콕 집어 "코로나 기원 꼭 밝혀야"

입력 2023-03-21 12:45   수정 2023-03-22 00:58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중국을 겨냥해 코로나19 기원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코로나19 기원법’에 서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날에 맞춰 서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보기관에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을 지시했으며 이 작업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래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잘 예방하기 위해 코로나19 기원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정부는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와의 잠재적 연결을 포함해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모든 기밀 정보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며 “이 법안을 시행하는 데 정부는 가능한 한 많은 정보의 기밀을 해제하고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0일 미 상원에 이어 하원은 코로나19 기원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시행 90일 내에 우한연구소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잠재적 연결성과 관련한 모든 정보의 공개 제한을 해제하는 내용이다.

코로나19 기원법은 지난달 말 미 에너지부가 코로나19가 우한연구소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면서 탄력을 받았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FBI는 꽤 오랫동안 팬데믹의 근원이 우한의 한 실험실에서 발생한 사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후 코로나19에 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하지만 여전히 중앙정보국(CIA) 등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일부 연방 정보기관은 자연발생설을 지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악관도 코로나19 기원 문제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법안이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러시아에서 중·러 정상회담이 열리자 바이든 대통령도 신속히 이 법안에 서명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의회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연기금이 투자할 때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하지 못하도록 한 결의안이 그 대상이다.

이 결의안은 작년 11월 중간선거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주도한 법안이다. 지난달 말 하원에 이어 상원도 지난 1일 결의안을 처리했다.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지만 민주당의 조 맨친, 존 테스터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며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을 다시 뒤집으려면 의회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해 공화당 주도 결의안이 다시 처리될 가능성은 낮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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