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장관은 이날 한 언론사 행사에 참석해 “(증가세) 기울기는 완만하겠지만 미분양 물량 10만 가구까지는 예측 내지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5359가구로 10년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원 장관은 미분양 주택이 몰린 대구를 예로 들며 “미분양 주택이 1만7000가구라니 큰일이 날 것 같지만 대구는 2020~2021년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쏟아져나온 곳”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활황기 때 나온 물량이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0%가량 비싼 데다 각종 세금도 내야 해 미분양으로 남게 됐다는 지적이다. 원 장관은 “대구 미분양분의 60%는 비교적 큰 기업들이 갖고 있어 회사 위기로 전이될 물량은 극소수”라며 “대기업의 우량 사업까지 미분양이 발생해 시장 전체가 마비되는 ‘미분양발 금융위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현 부동산시장에 대해선 “대세 반전을 얘기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원 장관은 “아직도 분양가와 호가가 주변 시세나 소비자가 기다리는 것보다 높다”며 “매도자는 배짱 분양, 배짱 호가를 부르고 매수인은 어디까지 내리나 보자며 소위 ‘존버’(끝까지 버틴다는 뜻의 비속어)하는 상황이라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수요인 전·월세가 추세적으로 하락하며 하방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내 미분양 주택 10만 가구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재 가격과 인건비의 가파른 오름세로 분양가를 낮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전반적인 사업 추진에 혼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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