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외법인 실적, 신한·우리 웃었다

입력 2023-03-21 17:45   수정 2023-03-22 00:46

지난해 이자 수익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이 해외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전년보다 60% 안팎 증가했다. 반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와 중국 법인 실적 부진 여파로 적자폭이 커졌다.
텃밭 ‘동남아’ 고공행진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지난해 해외법인 순이익은 1642억8800만원으로 전년(4880억2700만원)보다 66.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법인 순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은 작년 10개 해외법인에서 4269억1700만원을 벌어들였다. 2021년(2568억400만원)에 비해 66.2% 증가한 수치다. 신한베트남은행이 가장 많은 1977억66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은행은 1993년 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해 외국계 은행 중 제일 많은 46곳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일본 법인인 SBJ은행과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도 각각 1167억3500만원, 457억300만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 대비 9.6%, 228%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베트남은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등 리테일 대출자산 성장으로 수익이 늘었다”며 “SBJ은행도 주택론과 기업금융 위주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1개 해외법인에서 2882억96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1745억9500만원)보다 65.1% 늘어난 수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법인 순이익이 늘면서 실적 증가세를 견인했다. 순이익은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684억1200만원)이 가장 많았고, 베트남 우리은행(632억1600만원)과 캄보디아 우리은행(598억3600만원)이 뒤를 이었다.

현지 법인을 대상으로 기업금융 영업을 강화하고 방카슈랑스(은행 연계 보험)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게 결실을 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3대 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익의 절반 이상을 거둬 사업 요충지를 확보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인도네시아·중국에서 발목
국민은행의 해외법인은 작년 5580억170만원의 적자를 기록해 4대 은행 중 손실액이 가장 컸다. 전년(506억8000만원)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부코핀은행의 순손실이 8020억8400만원으로 가장 컸다. 미래 손실에 대비해 지난해 4분기 57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게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보다 더 많은 충당금을 적립한 만큼 향후 일회성 손실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은행의 역량을 투입해 부코핀은행을 개선하고 있어 2025년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은행은 대신 캄보디아 법인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에서 사상 최대인 233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은행도 흑자폭이 크게 줄었다. 10개 해외법인 중 8곳의 순이익이 늘었지만 중국에서 대규모 적자를 본 탓이다. 중국 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작년 971억9100만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상하이·장춘 지역이 봉쇄되면서 경제활동이 멈춰 섰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봉쇄 영향으로 현지 대출 자산에 대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으면서 손실이 커졌다”고 했다. 이 여파로 하나은행 해외법인 순이익은 지난해 70억9200만원에 그쳐 전년(1073억800만원)에 비해 93.4% 감소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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