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날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 요구안을 단독 의결했다. 방송법 개정안에 반대해온 여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투표하지 않고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과방위 의원 다수를 차지하는 민주당에 민주당 출신인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가세하면서 요구안은 상임위를 통과할 수 있었다.
본회의에 직회부된 방송법 개정안은 현재 9~11명인 KBS MBC 등 공영방송 이사회를 21인 규모로 개편하고, 이사 추천 주체를 국회와 시민단체·직능단체 등 다양한 집단으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 12월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됐으나 여당이 반대하며 법제사법위에 계류돼 있었다. 요구안이 통과되면서 방송법 개정안은 앞으로 30일 이내에 본회의에 부의된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사 추천을 맡게 되는 시민단체와 직능단체 등이 민주당에 가깝거나 민주노총 언론노조인 만큼 공영방송의 좌편향을 불러올 것이란 이유에서다.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이날 야당의 단독 의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을 영구히 장악하겠다는 저의를 숨긴 민주당 방송법 개정안을 심판할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운 ‘본회의 직회부 카드’를 쓴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작년 12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직회부한 데 이어 지난달 9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간호법 제정안 등 7개 법안을 본회의에 올렸다. 민주당은 여당이 반대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화물차 안전운임제 등도 줄줄이 본회의에 직회부하겠다고 예고했다.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법사위에 계류된 지 60일 이상 지나면 소관 상임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에 부의를 요청할 수 있다.
야당은 ‘쌍특검(대장동 50억클럽·김건희 여사 특검)’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검찰이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번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기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쌍특검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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