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은행주가 촉발한 증시 대혼란 속에 S&P500 기업 중 대차대조표가 탄탄한 종목 50개를 한 바스켓으로 구성했다.
골드만삭스는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1960년대 고전 모델인 ‘알트만 Z 스코어’를 활용했다. 이 모델은 운전자본비율, 이익잉여금비율 등 재무제표를 이용해 파산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지수다. 높게 나올수록 재무건전성이 우수하고 부도 위험이 낮다는 것을 뜻한다.
골드만삭스의 바스켓에 담긴 종목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위기로 은행주의 대폭락이 시작된 지난 8일 이후 20일까지 S&P500 기업 평균에 비해 주가 상승폭이 7%포인트 앞섰다고 CNBC는 전했다. 연초 대비로 하면 골드만삭스의 바스켓 종목은 11%포인트 더 올랐다.
골드만삭스의 바스켓에 포함된 기업은 8개 산업군에 해당했다. 하지만 금융업은 없었다. CNBC는 골드만삭스의 바스켓에 포함된 종목 중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10개 기업으로 △메타 △테슬라 △몬스터 △발레로 △인튜이티브 서지컬 △코파드 △모놀리식 파워시스템스 △엔비디아 △스틸다이내믹스 △버텍스 파마슈티컬 등을 꼽았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와 미국 최대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은행주 패닉이 있던 지난주 각각 9%, 4% 가까이 상승했다. 이번 은행권 위기로 미 중앙은행(Fed)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기술주는 금리에 특히 민감하다. 금리 인상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기술주 매수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기술주인 세계적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명단에 올랐다. 엔비디아는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지난해 주가가 50% 하락했지만, 올해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80% 가까이 뛰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연례 콘퍼런스인 ‘GTC 2023’에서 AI 인프라를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AI 개발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얘기다.
기술주를 제외하고는 금속 생산업체인 스틸다이내믹스가 눈에 띈다. 스틸다이내믹스는 15일 올해 1분기 주당순이익 예상치를 3.78~3.82달러로 발표했다. 이 회사는 금속 생산뿐 아니라 금속 재활용 사업에서도 수익을 내면서 연초 이후 주가가 13%가량 뛰었다.
제약사 중에서는 버텍스 파마슈티컬이 명단에 올랐다. 이 회사는 이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사가 개발한 제1형 당뇨병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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