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은 보통 ‘가난’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데 김기찬은 달랐다. 강아지를 아이처럼 등에 업은 소녀, 트럼펫을 부는 아버지와 그 곁에서 손가락으로 귀를 막고 있는 어린 아들, 낡은 칠판 앞에서 동네 아이들에게 덧셈을 가르치는 소녀 등 보는 사람이 미소를 짓게 하는 사진을 찍었다. 풍요롭진 않지만 행복과 사랑을 나누려고 했던 골목 안 사람들을 담은 그의 작품은 보는 사람을 뭉클하게 한다.
김기찬이 남긴 여섯 권의 사진집과 1만여 장의 사진 가운데 대표작을 추린 <골목안 풍경>이 최근 출간됐다. 또한 서울 관훈동 갤러리인덱스가 그중 30점으로 사진전을 시작했다. 작가 사후 갤러리에서 열리는 첫 전시로 4월 3일까지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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