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발표회 자리에) 앉아있는 와중에도 휴대폰을 계속 보고 있는 건 미국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수요가 폭발적이라는 보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지난 22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 간담회에서 "높은 생산량을 맞추기 위한 공장 준비는 완료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렘펠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트랙스 크로스오버 공급 물량을 최대한 맞추기 위해 여러모로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며 "이미 첫 선적분을 미국으로 보냈고, 미국 본사와 현지 딜러에서 계속 추가 차량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GM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생산하는 데 투입하고 있다"며 "생산 물량이 충분하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창원과 부평공장을 풀가동하면서 글로벌 시장 수요를 받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한국GM의 사활이 걸린 핵심 모델이다. 한국GM은 트랙스 출시를 위해 창원공장에 9000억원, 부평공장에 2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1조1000억원을 들여 대대적 설비 개선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시간당 60대, 연 최대 28만대 규모의 생산역량을 확보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집중하기 위해 생산 차종도 극도로 단순화했다. 기존 한국GM의 판매량을 책임지던 모델인 경차 스파크는 물론 중형 세단 말리부 등 생산 중이던 차종을 모두 단종하고 현재 국내 공장에선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2개 차종만 생산하고 있다.
일각에선 그간 한국GM의 내수 판매를 책임지던 스파크 등의 단종으로 판매량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으나 한국GM은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두 차종이 더 큰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한국GM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창원공장을 올 2분기까지 풀가동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GM은 지난 2월 트랙스 크로스오버 초도 생산물량 6000대를 북미 시장으로 선적했다. 부평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만큼, 올해 목표로 잡은 50만대 생산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다면 GM은 한국사업장에서 9년 만의 흑자 전환도 노려볼 만하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8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며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에는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전날 국내 시장에서도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가격은 출고가격 기준 LS 트림이 2052만원, 최상위 RS 트림은 2739만원이다. 미국 시장에서 LS 트림 가격이 2만2495달러(약 2800만원)부터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시장이 약 800만원 더 저렴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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